[조선일보 제공]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4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놓고, 어설픈 사냥꾼이 산돼지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며 다른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꼴”이라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사)한국JC(청년회의소)특우회 우정의 날’ 기념 강연에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심을 찾아 기다리면서 정곡을 찌를 정책을 써야 하는데, 정부는 강남집값을 잡겠다면서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은 “혁신도시를 건설한다며 1억6000만평의 땅을 파헤쳐 땅값 상승을 부추기고, 년간 토지보상비로 20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 이 돈이 다시 부통산 투기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 노동문제, 청년실업문제 등에 대한 어떠한 정책을 봐도 정부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면서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가 안돼 있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는 몇몇 대기업의 수출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고, 기업인, 농민, 학생 등 모두가 두려움에 속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살아나고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국가가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하고, 인구 5000만 국가에 걸 맞게 IT산업, 제조업, 서비스산업이 조화를 이뤄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장 재직 시절 이뤄놓은 청계천 복원사업, 지하철 파업문제 해결 등을 강조하며 “우리 국민들 모두가 우수한 자질을 갖고 있는데도 이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제대로 된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라며 “위기를 관리할 줄 알고, 갈등과 분열을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강연장에는 전국 JC 회원 3000여명이 참석해 ‘환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이 전 시장을 반갑게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