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시대 K농식품, 위기를 기회로]⑥
지난해 배 수출액 7452만 달러…신선농산물 2위
높은 품질력에 가격 경쟁력 등 장점 많아
주요 시장 미국 외에도 호주·중동·태국 등 신시장 개척
"품질관리 강화 및 가공제품 다양화 전략"
[천안(충남)=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호텔·레스토랑 등에서 한국 배 판촉 행사를 연 한국배수출연합주식회사는 뜻밖의 뜨거운 반응에 깜짝 놀랐다. 중동에서는 아직 ‘배’라고 하면 표주박 모양에 껍질째 먹는 ‘서양배’가 익숙하다. 동양배로 분류되는 한국산 배는 크고 동그랗게 생겨서 낯설뿐더러 껍질을 깎은 뒤 작은 조각으로 나눠 먹는 식문화도 생소해 큰 반응이 없을것이라고 예상을 했다.
하지만 호텔·레스토랑에 시식 음식과 함께 진열된 배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처음에는 사과냐고 질문을 하던 현지인들은 칵테일, 케이크 등 배를 가공한 음식을 맛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심지어는 2개에 2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 행렬이 이어졌다.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레스토랑에 진열된 한국산 배 모습(사진=한국배수출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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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남 천안 한국배수출연합주식회사(배수출연합) 본사에서 만난 김길동 배수출연합 대표이사는 “중동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소득 수준이 높고 여러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품질 고급화 등 전략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배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1986년 천안배를 미국으로 처음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수출량이 늘어나 지난해 수출액은 7452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신선농산물 중에서는 김치(1억5560만 달러) 다음으로 가장 큰 금액이다.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 등 품질력은 물론, 같은 품종을 재배하는 일본·중국·대만 중에서 가격면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특히 배는 저장성이 좋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로든 선박 수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 배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신고배는 보관만 잘하면 1년까지도 신선하게 보관이 가능하다. 그 덕에 선박으로 2주 가량 걸리는 미국이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 국가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문화에 대한 인기가 커지면서 베트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배수출연합은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시장 확대를 통해 연간 수출액 1억 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는 동양배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올해는 중동을 시작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등 홍보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반 배 외에도 배즙, 조각배 등 배 가공식품으로 수출 다변화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품질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농가 교육과 컨설팅은 물론 해외품질 모니터요원을 운영하면서 해외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에 대해서도 꼼꼼히 관리를 하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중국산배가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현지 방송을 통해 고발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한국산 배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며 “위조방지 스티커도 개발해 QR코드로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령화로인해 줄어드는 배 재배면적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내 배 재배면적은 지난해 9607ha로 10년 전(1만3740ha)보다 30%나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인해 물량이 줄어들면서 상반기 수출 물량이 5000톤 가량 부족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국내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면 수출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 10% 수준인 수출 물량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지원: 2024년 FTA 분야 교육·홍보사업
| 김길동 한국배수출연합주식회사 대표이사가 충남 천안에 위치한 아산원예농협에서 배 수출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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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마트에 진열된 한국산 배 모습(사진=한국배수출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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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마트에 진열된 한국산 배 모습(사진=한국배수출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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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배 판촉행사 모습(사진=한국배수출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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