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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린바이오가 농업의 미래였구나[생활속산업이야기]

노희준 기자I 2024.07.13 09:00:00

25)글로벌 천연물 시장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바이오소재 농산물 함께 성장 못해
천연물 유전자원-농업생산-수요 연결고리 끊어져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페인트, 종이, 시멘트, 가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페인트-종이-시멘트-가구-농업·농기계)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

[대동 AI플랫폼사업부문장 나영중 전무] 살면서 한 번쯤 독감 치료제로 타미플루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많이 알려진 약이지만 이 약의 주원료가 중국의 천연물인 팔각회향 열매라는 사실은 아마 처음 듣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천연물은 예로부터 민간에서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어 온 고부가가치 식물로 다양한 기능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스피린이나 페니실린도 사실 천연물에서 유래한 의약품이다.

대동 그린바이오 재배작물 (사진=대동)
천연물의 가치는 2014년에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는 ‘유전자원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면 유전자원 제공 국가와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국가의 천연물을 의약품으로 만들어 판매수익을 창출하면 수익 일부를 그 국가에 공유해야 한다. 또 의약품으로 만드는 과정의 단계에서도 나고야의정서는 이익을 공유하게 하는데 중국의 팔각회향을 한국에서 재배해서 의약품 원료로 판매하더라도 중국에 로열티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정하게 이익을 나누는 역할도 하지만 각 국가의 생물다양성 유전자원을 보존하게 하는 큰 역할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글로벌 천연물 시장은 2011년 187조원에서 2023년 42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 기술의 발전은 천연물 산업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천연물 시장은 세계 시장 규모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 국내 천연물 기반 의약품에 활용되는 바이오 소재용 농산물 생산액은 2010년 1조 9420억원에서 2020년 1조 7280억원으로 연평균 1.2% 감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바이오 산업시장은 커지는데 국내 바이오소재 농산물은 같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농촌경제연구원은 바이오산업 시장의 낙수 효과가 농업으로 전이되지 않은 점과 국내 유망한 천연자원들에 대한 제대로 된 농업 생산 기반이 조성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천연물을 재배 가능한 ‘농작물’로 만드는 과정에 5년 이상의 많은 개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대동 그린바이오 재배작물 (사진=대동)
바이오 소재 농산물은 함유한 기능성 함량과 성분 균일성이 높다면 가격 경쟁력이 있. 하지만 기후위기, 온난화 등 환경변화는 균일한 품질의 재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에 기업에서는 품질과 공급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국산보다는 저렴하게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입 원료를 선호하였고 이는 생산 농가의 성장을 저해했다. 천연물 수요시장은 커졌지만 농가 생산(공급)량이 부족하거나 불균형 상태가 됐다. 천연물 유전자원-농업생산-수요의 연결고리가 끊어져(Missing Link) 현재는 자원 70%를 수입에 의존하게 됐다.

대동은 다양한 센서와 자동화 시스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스마트파밍 기술을 개발해 ‘소재 작물 품질 생산’의 ‘미싱 링크’(Missing Link)를 해소한다. 관련해 대동은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과 스마트팜을 이용해 데이터 형성하고 이 데이터를 머신러닝시켜 AI를 활용해 농작물화 개발 소요 기간을 줄이고 농가에서 대량생산 할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대동은 이를 그린바이오 솔루션으로 명명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검증 단계를 앞두고 있다.

나아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그린바이오 솔루션을 원하는 수요 기업과 농가를 매칭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수요기업의 솔루션을 최단 기간 내 개발한 후 농가가 사용할 수 있는 재배 매뉴얼과 기술을 보급하여 양쪽을 연결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농가 소득 증대에 일조할 계획이다.

대동은 현재 천연물 작물을 비롯하여 총 24개의 작물을 연구하고 있다. 첫 번째 국내 천연물A를 선정해 간 기능 개선, 항산화, 항비만 등에 유용한 성분을 검증하여 특허화했고 재배 매뉴얼을 개발해 농가 보급을 위한 대량 생산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품종 개발을 완료해 품종 보호 출원을 연내 앞두고 있어 천연물A를 농작물화하고 있다.

대동 AI플랫폼사업부문장 나영중 전무 (이미지=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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