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尹·권성동 '내부총질' 문자에 "일부러 노출 시킨 것"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 씨가 “일부러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사진=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씨는 27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노련한 의원들은 일부러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4시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선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이 국회 사진기자단 카메라에 포착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권 대행에게 보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언뜻 보면 대통령과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사적 대화이지만,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로 지칭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그간 이준석 대표의 징계 문제를 두고 “대통령의 당무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어온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의원들은) 핸드폰이 본회의장에서 어떻게 노출되는지 각도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권 대행이 일부러 핸드폰 화면을 노출시킨 것 같다고 봤다.

그러면서 김씨는 “일부러 그랬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지점이다”며 “물론 일부로 했다고는 안 하겠지만,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노출됐기 때문에 만약에 그렇다면 이 대표의 미래는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지난 8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현직 여당 대표 징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징계 추진 배경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징계 후 이 대표는 울릉도까지 찾아가 당원을 만나는 등 자숙보다는 오히려 지지층 다지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권 대행의 문자 메시지 논란이 일어난 후에도 자신이 지난 25일 울릉도에 방문해 느낀 점만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