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성공이었다. 셀렉스는 출시 이래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액 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일 수 있지만, 전에 없던 시장을 창출해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매일유업에 고무적이다. 그간 성인용 단백질 시장은 전문가용에 초점이 맞춰져 대중화와는 거리가 있었다. 셀렉스 출시로 성인용 단백질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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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스 출시는 모험이라기보다 생존 전략이었다. 분유 시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위축하고 있는 탓이다. 한국 신생아는 2011년 47만명에서 지난해 27만명(추산)으로까지 급감했다. 가임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 합계출산율은 2018년 1명 미만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런 세태 속에 분유 시장은 2012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이하(추산)로 줄었다. 분유만 팔아서는 회사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셀렉스를 시작으로 일동후디스와 남양유업이 성인영양식 시장에 합류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신생아는 줄지만 노령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2017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은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2000년 고령화 사회(인구 비율 7%)에 진입한 지 17년 만이다. 초고령 사회(20%)로 진입도 먼 얘기는 아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소 가운데 절대적인 게 바로 단백질이었다. 인간은 노화를 거치면서 근육이 손실한다. 30세 이후부터 이런 현상을 겪고 나이를 거듭할수록 현상은 빨라진다. 근육이 부실하면 골절과 합병증을 유발한다. 단백질을 섭취해 근육을 유지해야 한다. 몸무게 1kg당 하루에 최소 1g이 섭취 권장량이다.
현실은 기준에 못 미쳤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근육 손실이 급격하게 진행하는 60세 이상 인구 2명 중 1명은 권장량 이하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고기와 우유 등 식습관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고기는 매일 굽거나 삶는 조리 과정이 번거로웠고 우유는 소화불량을 유발해 기피 대상이었다.
◇ 먹기 편하고, 속도 알차고
셀렉스가 섭취의 번거로움과 부담을 없애고자 애쓴 게 주효했다. 셀렉스 단백질 관련 제품은 14종으로 이뤄져 있다. 제품 형태는 분말(파우더)과 음료, 바 등 세 가지 형태다. 보관과 섭취가 쉽다. 대표 제품 ‘코어프로틴 플러스’는 단백질 분말 형태라서 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스틱에 개별 포장한 제품도 있어서 휴대성도 좋다.
`셀렉스 스포츠 웨이프로틴`은 유당을 없애서 우유를 꺼리는 이들도 섭취하기에 장벽이 없다. 음료 형태도 있어서 근육 운동을 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소화 흡수가 빠른 분리유청단백질을 20g 넣어서 근육을 회복하고 합성하기에 적당하다.
제품의 핵심은 형태가 아니라 내용물이다. 대표 제품 코어프로틴 플러스을 예로 들면, 3대 핵심단백질(유청단백질·카제인 단백질·분리대두 단백질)을 20g 담고 있다. 하루 한 번 섭취하면 우유 5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단백질을 얻는다.
필수아미노산 류신(부원료)도 3000mg 들어가 있다. 신체가 근육을 생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생성하지 못해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아울러 단백질 질(質)을 나타내는 ‘아미노산 스코어’가 110점 이상이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 기준(85점)을 훌쩍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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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스 탄생에는 회사 부설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가 힘을 보탰다. 연구소는 2018년 셀렉스를 출시하던 해에 근감소증(사코페니아)을 전문으로 연구하고자 설립했다.
연구소는 연구 실적으로도 평가받는다. 경희대와 아주대 연구진과 함께 발표한 근 감소증 예방 연구는 지난해 11월 국제 학술지인 ‘뉴트리엔츠’(Nutrients) 최신호에 등재되면서 주목받았다. 최근 1년간 50~80세 남녀 12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류신과 단백질을 섭취한 그룹의 근육량이 증가한 결과를 얻었다. 이런 연구 성과는 셀렉스를 탄생시키고 개선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한국도 올해부터 사코페니아에 질병 코드를 부여했다. 이전까지 노화하면서 근육이 감소하는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지만 이참에 정식 질병으로 인정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은 우리보다 앞서 사코페니아를 질병으로 보고 대응해왔다.
박석준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장은 “근감소증은 우리 몸 신체 전반을 구성하는 근력과 연관돼 삶의 질을 저하 시키지만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무서운 질환”이라며 “연구소는 인류가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