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접수가 아이돌 공연 티켓팅 수준"...점수보다 '접수' 걱정

박서빈 기자I 2020.09.07 00:05:26

코로나19 재확산에 '컴퓨터활용능력' 등 시험 취소
취준생 "시험 보기도 어렵다" 불만 폭주
대한상의 "추가시험·상설시험장 증설할 것"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 수준이에요"

A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취업 필수 자격증이라 꼽히는 '컴퓨터활용능력'이 시험 하루 전 취소됐기 때문이다. 그는 "9월 초 시험접수도 간신히 했다"며 "코로나19로 시험장이 줄어 가뜩이나 접수하기도 어려운데 취소 통보를 받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곧 하반기 공채가 뜬다"며 "14일 이후부터 10월 초 시험까지 모두 접수가 마감됐는데 어떡하냐"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단이 실시하는 '컴퓨터활용능력' 필기 접수화면. 서울상공회의소(남대문) 제1 시험장의 경우 코로나19로 시험이 취소된 3~13일 이후 일정이 모두 마감됐다. (사진=대한상의 자격능력평가시험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 19가 재확산하며 취업 준비생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정부가 수도권 전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높이며 자격증 시험에 차질이 생겨서다. 취업 준비생들은 9월 시험이 물거품이 됐다며 걱정을 토로하고 있다. 9월은 하반기 채용 시작 전 스펙을 쌓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자격평가사업단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오는 13일까지 시험을 중단했다. 중단 대상 시험은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전산회계운용사 △상공회의소 한자 시험 등이다.

시험 전날 '취소' 통보 ... 대책에 취준생 불만 ↑

실제 대한상의가 9월 초 시험 중단을 공지한 이후 취업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는 시험 응시에 대한 고충 글이 줄을 이었다. 당장 10월 초까지 열린 시험이 대부분 마감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시험 취소를 통보하면 어떡하냐는 게 요지다.

(사진=취업카페 '독하게 취업하는 사람들' 캡처)


자격증 시험 취소에 대해 "코로나19로 시험장이 줄어 겨우 자리를 잡았다. 일방적으로 취소를 하면 앞으로 시험을 어떻게 보냐", "시험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취소 통보를 받은 수험생부터 먼저 응시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 "추가시험을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댓글 등이 잇달았다.

B씨는 "하반기 공채가 코 앞이라 두 달 이상을 기다릴 수 없다"며 "(14일 이후 시험의) 취소자리라도 얻기 위해 홈페이지를 매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접수 경쟁이 치열해서 그마저도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나 같은 수험생을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대한상의, "추가시험장·상설시험장 개설하겠다"

(사진=대한상의 자격능력평가시험 홈페이지 캡처)


이에 지난 2일 대한상의 자격평가단 홈페이지는 한때 서버가 폭발했다. 동시다발적인 항의 전화에 고객센터 역시 먹통이 됐다. 시험이 취소된 응시생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한데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C씨는 "지난 2~3월에도 대한상의가 시험을 취소해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시험이 재개되고 난 이후에도 사람이 몰려 시험접수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주원 대한상의 자격평가기획팀장은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시험을 재개하면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조간·야간 시험 추가 운영, 상설시험장 증설 등을 통해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상의는 시험 중단에 따라 검정 수험료와 결제 수수료를 전액 환불 조치했다.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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