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아이들에게 '가와사키병' 일으킨다?

정다슬 기자I 2020.04.30 09:00:00

英NHS "코로나19 어린이 환자, 염증질환 나타내" 경고
美·스페인·이탈리아 등에서도 사례 발견
코로나19가 면역체제에 영향 미칠 가능성 제기

△한 여성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코스타리카 산 호세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막기 위해 투명한 마스크를 쓴 신생아를 안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김나경 인턴기자] 코로나19가 어린이에게 염증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 소아과 집중치료 협회는 영국보건당국(NHS)에 염증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영국 소아과 집중치료 협회는 소아들의 상태가 독성 쇼크 증후군이나 가와사키병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독성 쇼크 증후군은 몸에 들어간 균이 유해한 독성을 내뿜어 고열, 근육통, 구토, 설사, 햇볕에 탄 것과 같은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다. 5세 미만 아이들이 잘 걸리는 가와사키병(급성열성혈관염)은 갑자기 혈관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진 등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이번 염증 질환의 증상으로는 복통과 심혈관 염증 등이 발견됐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 환자들은 미국·이탈리아·스페인에서도 발견됐다.

스탠포드 어린이 병원은 염증 증상을 보였던 6개월 코로나19 양성환자 사례를 보고했다. 해당 아동은 입원 초기에는 열이 있었고 음식을 먹지 않으려고 했다. 기침 등의 증상은 없었다. 입원 둘째 날부터 아이는 열과 염증 증상을 나타냈다. 가슴을 찍은 엑스레이 검사에서 그의 폐에 하얀색 반점을 발견한 의료진은 그녀를 응급실로 보냈다.

이 아이의 증상은 가와사키병과 유사했으며 이에 따라 정맥 면역 글로불린과 고용량 아스피린을 투여받았다. 아기는 2주 후 퇴원해 건강한 상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같은 증상을 나타낸 코로나19 아동 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29일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김예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코로나19에 걸려서 가와사키병이라든가 다른 쇼크 상태를 보이는 환자가 보고된 바도, 진단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이슈가 제기된 만큼 앞으로 면밀하게 소아환자들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어린이보다는 성인들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증상이 발현된 어린이 환자는 전체 환자의 2%에 불과했다. 또 대부분이 아주 경미한 증상만 보였다.

이번 염증 질환은 코로나19가 드물지만 소아에게 특이한 증상으로 발현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와 이같은 질병이 직접적인 연관을 가졌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가와사키병의 경우 전염병이 아니다. 아직 원인은 불명확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있는 소아가 병원체에 감염되면 과민반응이나 비정상적인 면역학적 반응이 일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이란 게 의학계의 일반적 판단이다.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19가 면역체제에 영향을 미쳐 해당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영국 라디오방송국 L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코로나19가 아이들에게 이같은 질환을 발생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의사들에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들이 발견될 경우,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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