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심장 두근거리는 엔진음에 매료…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이소현 기자I 2020.03.20 06:30:00

그란투리스모의 카브리올레 모델 시승
''그르렁'' 울리는 우렁찬 엔진소리 ''매력''
4.7ℓ V8 자연흡기 엔진·6단 변속기 조화
스포츠 모드로 고속 주행해도 흔들림 없어

그란카브리오(사진=마세라티)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드림카(dream car)’ 누구나 한 번쯤 소유하고 싶어 하는 차로 단연 스포츠카가 손에 꼽히지 않을까 싶다. 말 그대로 꿈의 자동차로.

드림카 리스트에 올랐던 모델 중 하나인 ‘그란카브리오’를 시승했다. 이 차량은 그란투리스모의 카브리올레 모델이다. 카브리올레는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주로 쓰고, 미국식으로는 컨버터블이다. 쉽게 말해 자동차 지붕이 열리는 ‘오픈카’다.

시승차는 ‘그란카브리오 스포트 트림’. 전시장으로 이 차량을 픽업하러 가는 길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려 2억4000만원에 달하는 스포츠카를 몰게 되다니.

그란카브리오의 전면은 대형 ‘상어 코’ 형태의 육각형 그릴로 더욱 날카로워져 엠블럼인 삼지창과 더욱 조화된 모습이었다. 후면은 굴곡이 웅장해 주차된 상황에서도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승차가 마침 흰색이었는데 경주장에서 질주하는 ‘백마(白馬)’라는 표현이 어울릴법했다.

그란카브리오(사진=마세라티)
투박한 자동차 열쇠로 시동을 걸었을 뿐인데 매력이 넘친다. ‘그르렁’ 우렁찬 엔진 소리는 동물이 울부짖는 것처럼 강렬하다. 마세라티는 피아니스트, 작곡가 등 전문가들이 협력해 엔진음을 만들어내는데 실제 가속페달을 밟을수록 소음이 아니라 음악처럼 들렸다. 엔진음은 좋지만, 카브리올레 모델이라 다소 시끄러울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강렬한 엔진음으로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거뜬히 이겨낸다.

그란카브리오는 마세라티의 레이싱 혈통을 이어받은 4.7ℓ V8 자연 흡기 엔진과 6단 ZF 자동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특히 스포츠모드로 변환해 주행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가속페달에 발을 살짝 얹었을 뿐인데도 날카롭게 반응한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다가 노멀 모드로 돌아오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다. 2000rpm(엔진회전수)부터 시작해 4000rpm까지 도달했을 때 엔진과 배기음이 극대화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란카브리오(사진=마세라티)
스카이훅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돼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는 흔들림 없으며, 생각보다 승차감이 부드럽다. 계기판의 속도를 신경 쓰고 싶지 않을 정도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301㎞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7초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최대 출력 460마력과 최대 토크 53.0kg·m을 발휘하는데 도로보다 서킷에 더 어울리는 차량이다.

실내는 좋게 말하면 클래식과 빈티지 감성이 느껴진다고 할까. 나쁘게 말하면 중고차를 타는 느낌이다. 디지털 대신에 아날로그 계기판, 높게 위치해 조작편의성이 덜한 방향지시등, 투박한 운전대,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했지만, 2% 부족한 느낌 등 때문이다. 또 지붕을 접어야 하는 차량이기에 많은 짐을 싣기에 트렁크는 부족해 보였다.

그래도 그란카브리오니깐 정상참작이 된다. 시속 30㎞ 이하 주행 중에 지붕을 열면 더 멋있는 차가 된다. 팝콘을 대량으로 튀기는듯한 엔진음을 더욱 느낄 수 있다. 또 운전자의 ‘하차감’을 보장한다. 시승하면서 차에서 내릴 때는 물론 주행 중에도 쳐다보는 시선을 즐기는 것도 재미였다.

그란카브리오(사진=마세라티)
아쉽지만, 그란카브리오와도 작별이다. 지난해 11월 마세라티는 전동화 시대를 알리며 그란카브리오의 단종식을 열었다. 환경규제가 강화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마세라티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 후속 모델은 100% 순수 전기차를 통해 2021년에 다시 찾아온다고 한다. 그때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마세라티 특유의 엔진음을 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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