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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4일까지 네다섯 곳에서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내달 16일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본입찰은 애초 지난 19일 예정이었으나 한 달가량 미룬 것이다. 투자자가 회사 실사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하고 투자금을 확보하도록 배려하려는 차원이다. 늦어도 내달 안으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2월 안으로 본계약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매각이 한 차례 불발하고 다시 인수자를 끌어들인 것은 매각 구조를 달리한 덕으로 풀이된다. 애초 1차 매각 투자의향서를 마감한 지난 10월에는 한 곳도 인수를 희망하지 않았다. 최소 회사의 청산가치 3730억원을 떠안는 것이 부담이고, 회사 자산별로 시장의 선호가 갈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회사를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열어 두고 2차 매각을 진행했다. 성동조선은 경남 통영에 약 59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1, 2, 3야드 세 곳을 설치해 8만 톤급 플로팅 도크와 골리앗 크레인 4기를 보유하고 있다. 1~3야드를 각각 떼어 팔면 선호에 따라 인수자가 붙을 수 있고, 자연히 매각 금액을 낮춰 인수에 따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물론 통매각이 가능하면 추진하는 게 원칙이다.
분리매각을 두고 회사 안팎 견해가 다르다. 지역 사회에서는 “분리 매각하면 조선소로서 기능을 잃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되레 이해 당사자인 성동조선 노조는 분리매각에 찬성하는 쪽이라서 인수자 측 부담이 덜하다.
구조조정업계 관계자는 “회사 실적과 관련한 사정이 변경한 것은 없으나 매각 방식을 유연하게 한 것이 투자자 관심을 끈 듯하다”며 “조선업황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매각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