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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서울 성북구 오패산로3길에 있는 삼양식품 본사 지하 연구·개발(R&D)실. 마케팅팀과 제품개발팀 그리고 김정수 사장은 짜장불닭볶음면 시제품 앞에 둘러앉았다.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
“이 맛으로는 안 되겠는데요. 좀 더 보완해야겠습니다.” 김 사장의 반응에 지난해 ‘블랙데이’(4월 14일) 한정판으로 짜장불닭볶음면을 출시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짜장불닭볶음면이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데에는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기획한 이민호(38) 삼양식품 마케팅 팀장이 있다. 이 팀장은 제품 출시가 불발된 순간부터 1년간 200여개의 시제품을 맛봤다.
그는 “짜장과 불닭 자체가 둘 다 강한 맛이어서 조화로운 맛을 내는 게 어려웠다”며 “막상 둘을 섞으면 ‘맛이 올라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기대하던 맛이 안 났다”고 돌이켰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졌다. ‘면발을 좀 더 굵게 해볼까’ ‘짜장과 불닭 스프 최적의 배합비율을 달리해볼까’ ‘아예 물짜장식으로 만들어 볼까’란 생각은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물짜장으로 유명한 전북 군산까지 내려가 맛을 보고 물짜장 테스트를 하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렇게 시제품 개발 과정에서 수백 번을 실패하고 시간을 허비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짜장불닭볶음면을 맛보는 게 일상이었다. 매운 것을 너무 많이 먹으니 김 사장을 포함한 팀원들 모두 위장병에 걸려 약을 달고 살아야 했다. 미묘한 맛의 조화, 그 답을 찾기 위해 시제품을 먹고 또 먹었다. 시제품을 품평하면서 연구소와 수백 번이 넘는 소통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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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까르보 크림 분말을 넣은 시제품을 맛 본 사장님이 ‘아, 이거다!’라고 했을 땐 정말 좋았다”며 “그동안의 고생과 시간, 노력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짜장불닭볶음면은 출시 하루 만에 대박 조짐을 보였다. 보통 거래처 발주가 출시 이틀 후에 들어오지만 지난 12일, 출시 첫날부터 시범 테스트 라인에서 생산한 6000박스가 모두 동났다.
2012년 4월 불닭볶음면을 선보이면서 시작된 ‘불닭시리즈’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튜브 동영상을 타고 해외에서도 대박이 터졌다. 지난해 수출한 국내 라면 두 개 중 하나가 불닭볶음면이라는 말도 나온다. 삼양식품의 수출은 2015년 307억원에서 2016년 93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뛰었고, 지난해 2000억원으로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이중 1800억원이 불닭볶음면에서 나왔다.
이 팀장인 불닭시리즈 9번째 작품인 짜장불닭볶음면 목표 매출액을 높게 잡았다. 그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출시 두 달 반 만에 250억원 이상 판매됐다. 초기 목표 매출액 30억원보다 8배 이상 나온 것”이라며 “짜장불닭볶음면은 더 많은 매출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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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빌 지수(Scoville scale)는 고추류의 매운 정도를 나타낸다. 고추류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스코빌 매움 단위(SHU)로 계량화해 표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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