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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요금개편 없이 전기요금 안심 못 한다"

최훈길 기자I 2017.12.27 06:00:00

[이데일리가 만난 사람②]전 한전 사장
"신재생 발전 비용, 유가·환율 변동 때문"
"원가연동제·전압별 요금제 도입해야"

조환익 전 한전 사장.[사진=이데일리]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조환익 전 한국전력(015760) 사장은 “지난해 누진제 개편에 이어 앞으로 전기요금 체계를 전반적으로 바꾸는 ‘개편 2라운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사장은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 임기 말인) 2022년까지 전기요금 변동 요인이 적다’는 정부 입장에 동의한다”면서도 “2022년까지 무탈하게 요금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이 같은 개편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조 전 사장은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에 도달하지 못해 신재생 발전 비용이 안 떨어지면 분명히 한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유가, 석탄가, 환율 변동으로 원료비가 인상될 수 있는 요인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드 패러티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발전 원가가 떨어져 원유 등 화석연료 발전원가와 같아지는 시점을 뜻한다.

조 전 사장은 이 같은 ‘전기요금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원가연동제를 도입하고 전압별 요금 체계로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원가연동제는 유가 등 시장 상황을 전기요금 수준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제도로 가스·지역난방 요금에는 도입된 상태다. 전압별 요금제는 현행 6가지 용도별 요금제(주택·일반·산업·교육·농사·가로등)를 없애고 전압별로 원가를 산정해 요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조 전 사장은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요금 인상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 부담이 줄어들고 한전은 안정적인 경영수지를 유지할 수 있다”며 “전압별 요금제의 경우 전기를 과소비하는 업종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원가에 영향을 주는 전압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어서 공정한 요금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국회에 보고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재생 확대로 전기요금이 2022년까지 현행 대비 1.3%, 2030년까지 10.9%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경부하 시간대(23시∼9시)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기로 해, 8만7000여개 기업의 전기요금이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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