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 강동구 본사에서 만난 김문식(45) 에스엠티엔티 대표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들까지 홍보·광고·마케팅 차원에서 문자서비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도구”라며 “젊은 시절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을 밑천삼아 기업용 문자메시지 전송 서비스 사업에 도전, 꾸준하게 영역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2002년 설립한 에스엠티엔티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동통신사에 상관없이 대량의 문자메시지를 일반 고객들에게 전송해주는 중소기업이다. 시간당 390만건 이상 전송 가능한 국내 최대 동시 전송량과 각자 다른 고객사(기업) 환경에 따라 맞춤형으로 문자 서비스를 전송할 수 있는 것이 에스엠티엔티의 강점이다. 에스엠티엔티는 일종의 문자 유통업체로 약 8000억원 규모인 국내 기업형 문자메시지 시장에서 상위 10개사 안에 꼽힐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다. 원샷이라는 문자 전송 브랜드를 중심으로 지난해 이 회사는 연매출 9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에스엠티엔티는 이통사의 통신망을 활용, 기업발(發) 문자메시지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대량으로 전송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고객사에 보내주는 일종의 ‘문자 유통업체’로 보면 된다”며 “이통사들도 직접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지만 개별 고객사들마다 맞춤형으로 문자메시지 틀을 변경해야하는 등 보기보다 세밀한 작업이 필요해 굳이 사업에 나서지 않아 우리같은 업체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별난 놈’으로 표현했다. 학창 시절부터 일반적인 젊은이들과 달리 대학진학 대신 시장에 뛰어들어 ‘돈벌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8살때부터 창신동 시장에서 완구 상인들이 거래하는 모습을 보고 사업의 감각을 익혔다”며 “당시 문방구를 관리하는 중간상인(도매상과 소매상을 이어주는 상인)들이 사업을 하는 방식을 보고 직접 창신동 시장에서 따라해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사업을 배운 셈”이라고 회상했다.
군 제대 이후에도 김 대표는 자판기 영업, 트럭기사, 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PDA) 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특히 PDA 사업은 신용카드 발급업체들과 판매 제휴를 맺어 당시 하루에 수백만원을 벌 정도로 수익이 좋았지만 이후 카드 발급 과열을 우려한 정부의 신규 카드 발급 규제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2년 만에 한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김 대표는 “처음으로 해본 사업인만큼 4금융권까지 대출을 받는 등 과욕을 부렸다”며 “‘조만간 규제가 풀리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다가 결국 사업을 실패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아직도 김 대표의 손목에는 그 때의 괴로움을 떠올리게 하는 상처들이 남아있다. 자살까지 생각했을 정도로 당시 사업 실패의 영향은 컸던 것. 김 대표는 “한순간의 과욕으로 사업에 실패하자 내 삶에는 남은 것이 없었다. 못된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마음 속에서는 다시 사업으로 재기하고 싶다는 열망이 꿈틀댔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구두업체 영업직부터 시작, 약 40곳의 직장을 전전하며 창업을 위한 재기를 노렸다”고 말했다.
|
에스엠티엔티를 창업한 이후에는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까지 광고, 스팸 등 각종 기업형 문자 메시지 업체들이 300여개가 생겼을 정도로 시장이 커졌지만 이후 정부 규제가 심해지면서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은 결국 구조조정됐다. 에스엠티엔티는 이 과정에서 2006년 자체 개발한 맞춤형 문자 메시지 전송 시스템을 통해 살아남았다. 당시 폐업한 곳들은 자체 시스템 개발없이 타 업체 시스템을 빌려 쓰던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고객사마다 환경이 다른데다 광고법 등 각종 규제도 있는 만큼 이를 모두 맞춤형으로 관리·적용할 수 있는 문자 전송 시스템은 필수”라며 “예컨대 단시간 안에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 고객사들의 경우 타 문자 시스템은 500만건을 동시 발송할 때 아침에 요청해도 저녁에야 완료되는 식이지만 에스엠티엔티의 경우 해당 시간에 맞게 발송이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안심번호 모바’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 중이다. 주차시 비치해 놓는 개인번호를 악용하는 상황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안심번호를 연계해주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타 업체 서비스와 달리 우리는 무료로 전개 중에 있고 현재 5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범죄예방이라는 공익적인 측면도 있다”며 “향후 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수익화 모델도 검토, 오는 2020년까지 코스닥 상장도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