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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조사하면 금방 나온다. 당시 문체부 내부에 지원 배제 명단이나 특혜 문건은 없었다. 당연히 만든 적도 없다.”
유인촌(66)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명박 정권 당시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발표와 관련 입장을 내놨다. 문체부에는 어떤 명단도 내려온 것이 없고 문체부가 이 명단으로 어떤 실행을 한 것도 없다는 주장이다.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MB정부 시절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 목록인 블랙리스트에 이어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한 정황을 파악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유 전 장관은 2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내가 (문체부 장관으로)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며 “요새 세상(정권)이 바뀌니까 그러겠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제하거나 지원을 한다는 게 누구를 콕 집어 족집게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당시 지원 현황 같은 것을 보면 금방 나올 일”이라며 “우리는 그런 차별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 발탁돼 2011년 1월까지 약 3년 동안 장관직을 수행, 가장 오랜 기간 장관직을 유지한 최측근 MB맨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문화계 일각에선 국정원 리스트가 문체부로도 하달돼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후속 조치를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실제로 공연예술인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이명박정부부터 구조적이고 조직적으로 관리되어온 문서가 나온 만큼 당시 문화예술계를 주도했던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수사하라”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유 전 장관은 “MB정부 시절 기관장(문체부 장관 초기 전 노무현정권에서 임명됐던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장 자진 사퇴 발언으로 공개 사과) 문제 때문이었지 현장에 있던 문화예술인들과는 (관계가) 좋았다. 요즘 방송에 나오는 얘기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사실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유 전 장관은 1971년 연극 ‘오델로’를 통해 배우로 입문했다. 역대 최고의 ‘햄릿’으로 꼽힐 만큼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드라마 ‘전원일기’로도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장관에서 물러난 뒤에는 2011년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 2012년 예술의전당 이사장을 엮임하며 문화행정에 관여했다.
공직을 떠난 뒤 2014년 초 홀스또메르를 통해 연극계로 복귀, 변함없는 연기내공을 선보였다. 2015년 연극 ‘페리클레스’로 10년 만에 대극장 무대에 올랐으며 아들인 연극배우 남윤호와 주인공 페리클레스 역을 나눠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자 2015년 5월부터 2016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공연장 ‘유시어터’(250석)를 하루 1만 원에 대관해주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근황과 관련 “최근 2년여 동안 쉴 새 없이 큰 공연을 많이 했다. 지방 무대도 올랐다”며 “올해는 새로운 준비 중이다. 내년께 하려고 워밍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