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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황 어렵지만 올해 이상으로 투자 ‘68%’
이데일리가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LG전자(066570) 등 227개 국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투자 및 고용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복수응답 가능), 올해 수준 이상으로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업체가 68.2%(189곳)에 달했다.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답한 업체가 5%(14곳), 소폭확대 23.8%(66곳), 전년수준 39.4%(109곳) 등이었다. 투자를 대폭 줄이겠다고 답한 기업은 1.1%(3곳)에 불과했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분야는 정보통신(IT)·전자, 자동차, 에너지, 제약 등 주로 수출 및 신수종 사업 관련 업종들이었다. 특히 LG가 주축이 된 OLED(발광유기다이오드)와 삼성의 퀀텀닷(양자점) 등이 프리미엄 패널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는 내년에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또 커넥티드카(양방향 정보 소통이 가능한 차량)와 자율·반자율차, 전기차 등 다양한 시장 확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생산 설비 확대나 미국 현지 공장 증설 등 투자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선 트럼프 시대 달러 강세 여파가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도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IT분야 역시 핀테크와 결합한 전자 결제 업체들이 시장 확대에 대비해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투자를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와 해외 진출 지원 등에 적극 나서주길 원했다. 한 IT업체는 “정부 주도로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미국이 트럼프 당선 이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고립주의를 선택하면 개별 기업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중국시장에 많은 공을 들여온 전자업계에선 “사드 배치 등으로 악화 된 중국과의 관계를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새롭게 풀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업계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는 철강과 중공업·조선분야 등과 정부가 강력한 시장 규제안을 내놓은 건설업계 등은 투자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철강업체들은 조선업계 불황으로 인해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수요가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설문에 응한 모든 기업이 올해 이하 수준으로 투자 규모를 잡고 있다. 철강분야 한 업체는 “내년에는 전반적인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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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함께 내년 신규 고용 확대에 대해 기업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고용 규모를 올해 수준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65.7%(182곳)로 전체 3분의 2에 육박했다.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16.9%(47곳),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업체가 절반에 가까운 48.7%(135곳)였다. 고용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1%(3곳)에 그쳤다.
고용 확대에 대해서는 투자가 활발한 IT·전자 쪽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는 최순실 게이트 장기화로 인한 정치 불안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보다 고용을 소폭 늘리겠다고 밝힌 전자분야 한 업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이나 관세 인상 등 수출에 대한 불안감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조속히 제자리를 잡고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철강과 해운·건설·중공업 분야 등에서는 고용을 줄이겠다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철강 분야에선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보호 무역주의 강화와 수출 환경 악화를 고용 축소의 이유로 꼽았다. 내년에 고용을 소폭 줄이겠다는 한 해운업체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 시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견기업들은 고용 안정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호소했다. 내년에 고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답한 광학분야 한 중견업체는 “대기업이 아닌 업체에선 직원들의 이직이 너무 잦아 어려움이 크다”며 “정부가 온라인 판매에 대한 규제 등을 대폭 풀어 숨통을 터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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