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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전략으로 세계시장 공략하는 강소제약사들

강경훈 기자I 2016.10.21 07:00:00

고품질 원료의약품 일본 제약사서 손짓
자체 개발 신약 세계 진출 노리고
신흥시장 개척도 적극적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사들은 모두 29억5000만 달러(약 3조3348억원)의 의약품과 원료를 수출했다. 전년 대비 22%나 늘어난 수치다. 조선, 자동차, 철강 등 기존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낀 것과는 대조적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전체 제약 수출액 중 셀트리온(068270)(6000억원), 한미약품(128940)(5864억원), 녹십자(006280)(2078억원), 동아ST·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2347억원)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비중이 높긴 하다. 하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형 제약사들이 속속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품질 좋은 원료의약품 일본서 눈독

지난해 매출이 508억에 불과한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매출의 92.6%를 수출에서 거둬들였다. 종근당바이오(063160)(78.1%), 경보제약(214390)(43.5%), 일양약품(007570)(40%), LG생명과학(068870)(39.6%), 영진제약(30.4%) 등도 수출 비중이 높은 대표적 회사들이다. 휴온스(243070)(16.9%), 동국제약(086450)(16.1%), JW중외제약(001060)(13.5%), 대한뉴팜(054670)(12.7%), 한국유나이티드제약(11.5%), 보령제약(003850)(11.2%) 등도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10%가 넘는다.

코오롱생명과학, 종근당바이오, 경보제약, 영진약품은 특히 원료의약품 수출비중이 높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원료의약품 수출의 90%를, 경보제약은 70%를 일본에 한다. 일본은 제너릭(복제약) 수요가 높으면서도 품질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보제약의 생산시설은 미국 FDA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원료의약품 수출로 번 돈을 신약개발에 투자한다. 이 회사는 최근 세계 최초로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이 약의 개발에 17년이 걸렸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오랜기간 한 제품개발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원료의약품 수출로 생긴 충분한 자금이 바탕이됐다.

◇자체 신약 선택과 집중 등 특화 전략

동국제약은 인사돌, 마데카솔 같은 일반의약품 주력회사로 알려졌지만 연간 454억원 정도를 수출하는데 이중 CT, MRI 촬영 시 영상을 더 선명하게 해 주는 조영제 원료와 완제품 비율이 40% 정도 차지한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지난해 수출로만 585억원을 벌어들였다. 수출 내역을 보면 항생제, 항진균제 원료 및 완제품, 3챔버 수액(수액 내부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세 가지 약을 한 번에 맞을 수 있는 수액) 등이 각각 3분의 1씩 차지한다.

지난해 약 448억원의 수출을 기록한 보령제약은 자체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와 카나브 복합제 수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보령제약이 올해 체결한 카나브, 카나브 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등 카나브 패밀리와 항생제·항암제의 수출계약 금액은 1억4369만 달러(약 1614억3600만원)에 이른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중간에 개발이 중단될 수 있는 기술수출이 아니라 완제품 수출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카나브와 카나브 패밀리에 대한 수출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 중앙아시아 등 신흥 시장 적극 개척

대한뉴팜, 신풍제약, 유나이티드 등 중견 제약사들은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대한뉴팜은 중국, 러시아,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쿠바, 파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몽골 등 20여개국에 60여개 파트너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대한뉴팜의 소화기질환 치료제 ‘트리메다트’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23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러시안 파마 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신흥제약은 1982년 아프리카 수단에 합작 공장을 세운 것을 비롯해 1995년에는 중국에 ‘천진신풍제약유한공사’를, 1996년에는 국내 제약사 중 베트남에 진출해 세 나라에 모두 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약을 생산하고 있다. 또 유나이티드제약이 만든 종합비타민 ‘홈타민’은 베트남 복합비타민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자료=각사, 단위 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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