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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이 산모들의 몸조리를 위한 필수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믿을 수 있는 산후조리원을 고르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출생한 국내 신생아수는 43만 8400명. 이 중 44%에 해당하는 20만여명의 신생아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다. 한해 태어나는 신생아와 산모 중 절반은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신생아실 감염 관리나 식재료 불량 등 안전관리에 취약한 산후조리원이 적지 않아 산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안전이 제일’…고층건물 피해야
전문가들과 산후조리원 이용 경험자들은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산후조리원은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 소음이 큰 도로변·고층건물·계단이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고층일수록 임대료가 싸다는 점 때문에 소규모 산후조리원은 고층에 자리한 경우가 있지만 화재시 위험할 수 있다.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는 전화나 인터넷상으로 가격과 내부 구조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직접 방문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감염관리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점이다. 지난해에만 산후조리원 내 신생아 감염사고가 400건 넘게 발생했다. 산후조리원 이용이 대중화하면서 최근 3년새 7배 넘게 늘었다. 전문 간호사가 24시간 신생아를 보살피는 곳이 좋다. 정기적으로 신생아 상태나 질환 체크를 위해 방문하는 의사 횟수나 주변 병원과의 거리 등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둘째를 출산한 김미소(36)씨는 “첫째 아이 때는 맛있는 음식과 마사지 등 부가서비스를 첫 순위로 뒀지만 둘째는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이 쾌적하고 안전한지와 근무자들의 경력 등을 꼼꼼히 따졌다”며 “가령 신생아실 근무자 한 명당 총 몇 명의 아기를 돌보는지 꼭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잘먹어야 아이도 건강’…영양사 확인해야
음식 역시 산후조리원을 고르는데 빼 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식단은 모유의 질을 좌우하는 만큼 산모 뿐 아니라 아기에도 중요하다.
전문 영양사가 있는지, 보양식의 품질을 믿을 수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 식사와 다른 산모용 식사는 전문 영양사가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산후조리원 중 영양사가 직접 식단과 위생을 책임지는 산후조리원은 단 57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산후조리원이 617곳인 점을 감안하면 영양사가 식단을 관리하는 곳은 10곳 중 한곳도 안되는 셈이다. 영양사는 식단을 짜는 것 외에도 식재료의 위생상태를 검사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이모(28)씨는 “산후조리원에서는 갇힌 공간에서 먹고 자는 게 일이다 보니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면서 “지역 카페나 임산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삼시세끼 어떤 음식들이 나오고 영양이나 맛과 위생상태는 어떤지, 간식들은 어떤 종류가 나오는지 미리 살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산모 체형관리를 위한 마사지나 족욕, 모유수유를 위한 가슴마사지 등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다만 전문업체와 연계해 불필요한 각종 부가활동을 요구,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육아휴직 중인 강윤영(31)씨는 “산후조리원 중에는 선물 만들기나 요가 등 각종 재량활동이 많은 곳이 있는데 추가 비용도 비싸고 업체와 연계된 곳이 많아 신중히 고를 필요가 있다”면서 “시설만 볼 것이 아니라 환불 내용이나 추가 비용 등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기 전에 가격 불공정이나 계약 위반, 추가 약관 사항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이후 분쟁이 일어날 일이 없다”며 “전문영양사가 상주해 위생 관리를 평소 철저히 하는지도 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