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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서 부동산개발로 영역 넓힌` 대신F&I, 신평사들은 `우려`

김기훈 기자I 2016.06.01 06:40:00

강북 금싸라기땅 한남외인주택부지 매입…사업다각화 목적
한신평·NICE신평 "불확실성 크다"…등급전망 하향조정
개발 진행경과·재무적 부담 변화 여부 보고 등급 결정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대신증권(003540)의 부실채권(NPL) 전문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F&I)를 향한 신용평가업계의 시선이 돌연 차가워졌다. 대신에프앤아이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개발사업이 자칫 사업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재무 부담만 키우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신평사, `사업 다각화` 대신F&I 등급전망 낮춰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대신에프앤아이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나란히 하향 조정했다. 지난 2014년 우리금융지주에서 대신증권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모(母)기업의 지원 여력이 약화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한 이후 첫 등급 액션이다. 한신평과 NICE신평이 등급전망 변경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제시한 이유는 서울 한남동 외인주택부지 매입으로 회사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것.

대신에프앤아이는 지난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남외인주택부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총 6242억원이며 토지원가와 대지면적 등을 적용한 공사비와 금융·기타비용 등을 고려하면 총 사업비는 1조~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남외인주택은 남산1호터널과 한남대교 사이에 있는 주택단지로 1970년대 초 미군 가족들을 위해 조성됐다. 미군의 평택 이주로 LH가 관리하다 이번에 대신에프앤아이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이 부지는 특히 강북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관심을 모았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더불어 NPL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최근 운용사와 해외 사모펀드 등이 앞다퉈 NPL시장에 진출하는 탓에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참여자 증가에 따른 매입률 상승으로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한남외인주택부지 매입 역시 이런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남외인주택부지 매입사업 불확실성에 주목

신평사들은 외인주택부지 매입사업이 가진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사업자가 지구단위계획을 직접 수립하고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 사업이다. LH가 부지를 조성한 뒤 분양하는 방식보다 사업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한신평은 “인허가와 자금조달, 시공사 선정, 분양 등과 관련해 사업에 내재한 불확실성이 커 사업의 예측 가능성이 매우 떨어지고 투자자금 회수 지연 위험도 높다”며 “특히 차입 위주의 자금조달이 이뤄지면 사업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토지매입대금이 자기자본의 약 1.7배, 예상 총 사업비는 3배 수준으로 현재 자본으로는 대규모 독자개발사업에 대한 완충력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고급주택으로 개발이 제한될 소지가 크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매입대상 부지의 53%는 ‘최고고도지구’와 7층 이하 층수 제한이 동시에 적용되는 지역이고 나머지 면적 대부분도 30m 이하 고도제한이 적용된다.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고급주택으로의 개발이 불가피한데 고급주택의 경우 통상 분양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반주택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애초 입찰 의향을 밝혔던 다수의 대형 건설사와 해외 부동산 개발업체가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런 사업 리스크를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NICE신평은 “중단기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진행경과와 관련 재무적 부담의 변화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급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며 “부동산 개발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능력 확보 측면에서 NPL투자와 관련한 총금융채권과 수익성도 함께 관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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