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는 신경 쓰지 마라"‥美 연준 '넘버3'의 경고

월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미국 금리 인상의 보루(堡壘)라는 인식이 강했다.

영국 내에서 유럽연합에 잔류해야 한다는 여론이 좀 더 높지만, 다음달 말로 예정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런 판단에 찬물을 끼얹는 미국의 지방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발언이 나왔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9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브렉시트가 6월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주요 요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을 위한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 나가는 궤도 위에 있다”면서 “6월 회의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시장이 이번 주 6월 인상 확률을 높게 반영하기 시작해 꽤 흡족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상당히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뉴욕 연은 총재는 다른 지방 연은 총재와 격이 다른 자리다. 뉴욕 연은 총재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스탠리 피셔 부의장과 함께 미국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고정적으로 참석하는 멤버다. 다른 지방 연은 총재들이 4명씩 돌아가면서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뉴욕 연은 총재의 발언은 말의 무게가 다르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브렉시트 때문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래커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로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 때문에 미국이 인상카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영국의 경기침체는 미국 침체를 야기할 정도의 재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영국 성장률에 미칠 타격을 두고 불확실성이 크지만, 전문가들 예상을 종합해보면 미국 경기침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래커 총재는 “지난 3월과 4월에 (금리 인상을) 멈춘 데 대해 시장에서 신호를 잘못 받아들였다”면서 “6월에 금리를 올릴 근거가 매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