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판매하는 르노삼성의 준대형 세단 뉴 SM7 노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뉴 SM7 노바 2.5 RE를 지난 4일 3시간에 걸쳐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을 왕복하는 약 70㎞의 거리를 평균 시속 38.2㎞로 달려봤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뉴 SM7 노바의 언론 시승행사 코스는 마치 르노삼성이 홈그라운드(부산)에서 최대의 경쟁자인 현대차의 적진(울산)에 출전하는 느낌이었다. 출시 행사 때도 ‘그랜저는 미국을 위해 개발한 차’라며 대립각을 세웠었다. 흥미진진하다.
참고로 SM7은 지난 2004년 처음 출시한 르노삼성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그랜저, K7, 알페온과 동급. 이번에 나온 뉴 SM7 노바는 지난 2011년 출시한 2세대 모델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굿바이 내비게이션, 웰컴 스마트폰 미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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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몇몇 앱을 깔고 차와 연결하니 내비게이션 앱 ‘티맵’부터 음악, 영상까지 실내 모니터로 볼 수 있었다. 통신사와 무관하게 전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충전 가능한 SUB포트가 있어 배터리 걱정도 없다.
매뉴얼대로 아이폰 5S와 차를 연결, 티맵을 켰다. 스마트폰 속 화면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떴다. 끊김도 없었다. 평소 다른 차를 탈 때도 예측시간이 부정확한 내비게이션보다는 티맵을 이용했었다. 더 큰 화면, 음성으로 보니 한층 좋았다.
아이폰은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모니터에서는 터치 조작을 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처음이지만 어렵지는 않았다. 제한된 시승 간 때문에 기능을 다 파악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법규 때문에 스마트폰의 모든 영상을 구현할 순 없다고 한다. 그래도 다양한 조합이 가능할 듯하다. 재밌고 편리하다. 더 알아보고 싶다. 이 차를 시작으로 차츰 도입이 늘지 않을까.
한번 마음에 드니 다른 기능까지 재밌게 느껴진다. 시승한 고급형(RE)엔 주차 때 360도 화면을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M), 정속주행장치, 냉·난방 시트까지 다양한 안전·편의 옵션이 있다. 사운드 시스템도 보스(BOSE)다.
뒷좌석에 전동식 앞좌석 위치조절 버튼이 있다는 것도 독특하다. 사장님이 타는 대형 세단에나 볼 법한데 준대형 세단 중에선 유일하지 않을까. 모회사인 프랑스 르노자동차 중에서도 가장 큰 차여서일까.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도 이 차를 탄다.
◇성능 이전 모델처럼 무난.. 디자인은 어때?
성능은 좋다, 나쁘다 말할 필요 없이 이전과 똑같다. 특별히 탁월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조용하고 무난하다. 스포트 모드 버튼을 누르지 않는 한 부드럽다. 고성능인 3.5 모델도 있지만, 주력은 2.5 모델이다. 어쨌든 달리기 위한 차라는 느낌은 아니다.
시승 기간 평균 실연비는 7.1㎞/ℓ(트립 컴퓨터 기준)였다. 시승 중간마다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어 정체한 영향도 있는지 표시연비보다 낮았다. 사실 표시연비도 좋은 편은 아니다. 동급 그랜저 디젤, K7 하이브리드 700h 등은 연비가 꽤 좋다. 다소 비싸지만.
아니, 그보다 3000만원 초중반이면 20㎞/ℓ 전후의 엄청난 연비를 자랑하는 수입 디젤·하이브리드 소형차가 즐비하다. 모회사인 르노도 디젤 모델이 즐비한데, 국내에 더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
디자인은 나쁘지 않았다. LED 주간주행등을 더한 새 앞모습은 깔끔했다. 다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2011년 SM7도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은 사람의 안목이라는 점은 참고하자. 디자인은 개인 편차가 크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가격을 포함한 수치에서 월등하진 않다. 열세인 부분도 있다. 그러나 확실히 차별화된다. 처음 말한 것처럼 ‘큰 차체에 첨단 기능을 갖춘 3000만원대 초중반의 차’를 찾는 사람이라면 구매 리스트에 함께 놓고 비교해볼 만하다.
기본형인 SE(3040만원)보다는 스마트 미러링이 기본 적용되는 LE(3240만원)를 추천하고 싶다. 보스 사운드, 앞좌석 통풍 시트, 바이 제녹 어댑티브 헤드램프 등이 추가된 RE(3490만원)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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