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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장사 '차이나디스카운트' 벗어날 수 있나

하지나 기자I 2013.09.06 07:40:00

불신에 따른 저평가..잇따른 중국기업 자진상폐
중국고섬 13일 상폐 결정..투자 분위기 변화 기대
한국거래소, 중국 우량 기업 유치..CSRS 협의 중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몇몇 중국 기업들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이 손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중국기업이라고 해도 산업도 다르고 관리자도 다릅니다”

한국거래소에서 지난 4일 주최한 중국기업 합동IR에서 한 중국기업 CFO가 투자자에게 남긴 말이다.

하지만 중국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위험을 뜻하는 ‘차이나디스카운트’는 당장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사실 차이나디스카운트는 중국기업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크다. 중국원양자원(900050)이 대주주의 보유 주식 편법 증여 문제로 홍역을 치뤘고, 차이나하오란(900090)이 2대 주주의 지분 처분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11년 3월 중국고섬(950070)은 상장된 지 2개월만에 회계 문제로 거래가 정지됐다.

결국 중국기업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졌고, 중국상장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기 어려워졌다. 몇몇 중국기업들은 스스로 자진 상장폐지를 하기에 이르렀다. 첫번째 중국 상장사인 3노드디지탈과 코웰이홀딩스에 이어 중국식품포장이 한국시장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3개, 코스닥시장에 9개이다. 성융광전투자 연합과기는 실질심사 결과 상장폐지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공개 시장에서 중국기업은 아예 씨가 말라버렸다. 중국기업은 2011년 6월에 상장한 완리(900180)인터내셔날이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다.

증권가에서는 13일 중국고섬의 상장폐지 심사에서 폐지결정이 내려지면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당 7000원에 발행됐던 주식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회계실사를 진행한 회계법인과 상장주관사, 거래소 및 금융당국도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액투자자를 중심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차이나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 우량 중국기업의 상장을 통해 시장의 신뢰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다국적 기업의 유치가 필요하고, 여기서 중국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국내 기업들의 공모실적이 급감하는 현실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IB업계에서도 중국기업의 높은 상장수수료는 놓치기 아까운 수익원이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중국 우량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중국 국유기업을 비롯한 우량 본토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외국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CSRC)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는 홍콩거래소 상장만 가능한 상태”라며 “그러나 국내시장이 IT나 바이오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다면 승산이 있다.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접촉 및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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