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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막걸리 열풍..'비틀거리는' 국순당

김기훈 기자I 2013.08.28 08:25:00

국내 막걸리 수요 급감..해외 판매도 부진
갑의 횡포 논란까지 겹쳐..실적회복 쉽지 않아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막걸리 소비가 급감하면서 막걸리 대표주 국순당(043650)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 수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점차 다양한 주종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국순당의 중장기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순당 주가는 막걸리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2010년 이후 뚜렷한 하향세다. 2009년 8000~9000원대를 오가던 국순당은 2010년 9월 1만9000원을 돌파하며 2만원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10% 넘게 하락해 현재 6630원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거듭된 실적 부진이다. 국순당의 2분기 매출액은 216억5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36억원에서 11억원 적자로 돌아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막걸리 판매가 작년보다 19% 줄어든데다 신제품 마케팅비 증가, 프랜차이즈 원가 상승 등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신제품 ‘대박막걸리’가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병 돌파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주류업계의 평가다.

주류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상반기 막걸리 수출량은 6359㎘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나 줄어들었다. 막걸리 수출 규모는 2011년 3만5530㎘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만1196㎘로 급감하는 등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막걸리 최대 수출국인 일본 국민의 취향 변화와 더불어 엔화 약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꼽고 있다. 국내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막걸리보다는 수입 맥주와 와인, 사케 등을 찾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국순당으로선 설상가상으로 ‘갑의 횡포’ 논란으로 구설에까지 올라 있는 실정이다. 국순당 전·현직 대리점주인들은 회사 측이 일방적인 퇴출 결정과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며 야권과 함께 이를 규탄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막걸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다 신제품 효과도 기대를 밑돌 수 있다”며 “3분기 실적이 잠시 개선되더라도 4분기에 다시 부진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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