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싸인’의 한 대목이다. 죽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남긴 싸인을 들어주고 억울함을 밝혀주는 곳이 바로 국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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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사회생활을 해도 결혼하면 그만두던 게 일반적이던 1970년대, 정 전 원장은 1978년 국과수에 들어와 올해 은퇴할 때까지 34년간 한우물을 팠다. 그동안 국과수 여성 최초 법과학부장을 거쳐 2008년 국과수 53년 역사상 첫 여성 원장까지 올랐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국제법독성학회 회장에 뽑혔다.
그 밖에도 ‘최초’ 기록이 많다. 국내 최초로 소변에서 필로폰 성분을 검출하는 시험법을 개발했고, 모근을 이용한 필로폰 검사도 정 전 원장의 손에서 탄생했다. 약과 독물에 관련한 특허도 4개나 보유하고 있다.
미제로 남을 뻔한 수많은 사건을 해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 석해균 선장을 쏜 범인, 연쇄살인범 강호순, 유영철, 김길태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건은 바로 그룹 듀스의 멤버인 김성재 사망사건. 팔에 주사바늘 자국이 28개나 있어서 마약 사건일 것으로 판단했지만, 사인이 마약은 아니었다.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은 정 전 원장이 무려 13만 종의 화학샘플을 분석해 결국 동물 마취제였다는 점을 밝혀냈다. 정 전 원장 스스로도 국과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는다.
정 전 원장 덕분에 국과수에서의 우먼파워는 상당히 커졌다. 여성의 경우 입사해도 3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그래서 당시 여직원은 3명에 불과했지만 원장에 올랐을 때 43명까지 늘었다. 여성이 특히 강점을 보이는 유전자나 약물 분석 부문에서 국과수는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정 전 원장은 다음 달 18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여성경제포럼 2012’에서 ‘여성과 리더십-소프트파워 시대의 여성 경쟁력’ 세션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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