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시장참가자들은 크게 두 가지 조건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경기의 회복세와 미국의 3차 양적 완화(QE3)로 많이 늘어나는 달러 공급이다.
두 조건 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크게 자극해 환율을 끌어내릴 수 있다. 다만, QE3는 경기부양책이기 때문에 확실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면 시행될 이유가 크지 않다. 이점만 생각하면 둘은 함께 존재할 수 없는 조건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 시각으로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동향은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전달보다 16만 3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인 10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위험자산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오를만한 요소다.
반면, 실업률도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 때문에 고용을 우려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QE3 카드를 언젠가는 꺼낸다는 기대도 여전하다. 환율의 하락 조건 두 가지가 모두 생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지시각으로 지난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달러-원 차액결제선물 환(NDF)은 1128.48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9.68원 떨어졌다(원화가치 상승).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도 이 움직임을 따라 갭다운(개장과 함께 환율이 크게 내림)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장중에는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심리적 1차 지지선인 1125원 선 밑으로 환율이 내려갈지 지켜봐야 한다. 코스피가 예상외의 상승세를 보인다면 환율도 함께 하락할 것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다시 대규모로 커져도 환율 하락을 도울 수 있다.
지난 주말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17.29포인트(1.69%) 상승한 1만 3096.17로 장을 마감하며 다시 1만 3000선을 되찾았다. 미국 고용지표의 개선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에 독일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에서는 낮 12시에 기획재정부에서 외국계 은행 지점에 대한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을 분석한 자료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6월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다. 이재헌 기자 hone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