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번 빈 라덴 습격 작전에서 확보한 자료가 지금까지 입수한 테러집단의 단일 자료로서는 최대 분량이라면서 빈 라덴의 동영상 다섯 점을 공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동영상에서는 빈 라덴이 여전히 알-카에다의 활동적인 지도자란 사실이 명백히 나타난다"면서 "그는 명목상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능동적인 지도자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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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알-카에다가 해당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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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영상들은 빈 라덴이 메시지 녹화에 앞서 연습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는 그의 허식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음성 정보를 모두 삭제했는데, 이는 빈 라덴의 반미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살 이후의 모습을 촬영한 빈 라덴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의 사후 사진을 본 사람들은 섬뜩하다(gruesome)고 표현했으며 사살 당시 수염 색깔은 회색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추가적인 증거물을 공개할 계획은 없다면서 미국이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알-카에다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아직 알-카에다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면서,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가 알-카에다 전 구성원들로부터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알-자와히리가 빈 라덴같은 카리스마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빈 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의 보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사회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빈 라덴 사살 소식이 전해진 뒤 알-카에다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보복을 다짐한 바 있으며 이라크에선 7일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이는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날 "이라크에는 아직 알-카에다가 존재하고 이들은 이라크에서 작전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빈 라덴 암살 이후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