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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大이동)⑦블랙먼데이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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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구 기자I 2005.04.0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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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과 2005년 닮은 꼴
미· 중 동반 긴축시 세계경제 충격 가능성

[edaily 강종구기자] 4년째로 접어든 미국 달러화 약세와 지난달로 7번째를 맞은 금리인상을 보면서 국제금융시장에는 커다란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전세계가 달러약세의 고통을 겪으며 펼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대일로에 있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결국 금융시장에 대파란을 불어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5일 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상적자를 해결하지 못하면 달러가치 급락과 그로 인한 급격한 자금이동으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지난달에는 한국은행에서도 비슷한 경고를 담은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고 여겨지는 약 20년전의 일련의 사건들을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 플라자합의와 루브르합의, 그리고 블랙먼데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를 끝낸 박승 한은총재는 "(미국 경상적자와 그로 인한 달러약세를 논의하기 위한)플라자합의와 같은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라자합의의 내용이 아니라 그와 같은 형식에 대한 주장이라는 사족도 보탰다. 플라자합의는 미국의 경상적자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며 1985년 9월에 선진국끼리 맺은 약속. 미국은 달러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유럽과 일본은 달러약세를 받아들이고 내수경기를 부양해 세계 유일의 성장엔진 역할을 하던 미국의 짐을 덜어주기로 한다. 한은에 따르면 85년 4월부터 88년 4월까지 3년동안 미국 달러화 가치(실질실효환율기준)는 무려 38.9% 급락했다. 이후 약세폭은 크게 줄었지만 달러가치 하락기조는 95년 역플라자합의가 나올때까지 10년을 끈다. 그러나 플라자합의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일구 랜드마크투신운용 본부장은 "달러가치 폭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상적자는 줄지 않았고 미국은 통상압력을 통한 실력행사에 까지 나섰다"며 "일본은 수출산업이 붕괴되며 엔고불황이라는 급격한 침체기로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달러약세로 인한 물가상승압력에 직면한 미국의 상황까지 엮어 새로 출현한 것이 87년 2월 루브르합의. 환율을 안정시키기로 하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강력한 내수부양책을 쓰기로 한 것. 그러나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때 유럽의 최대 경제국 독일이 약속을 깨고 동반 금리인상에 나섰고 그전까지의 세계적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만 믿고 급등하던 주가는 그해 10월 30%이상 폭락하는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 1987년과 2005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김 본부장은 "80년대 중반 이후의 상황과 2000년 이후의 상황이 놀랍도록 닮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사상 최저인 1%까지 금리를 낮추면서 세계에 엄청난 유동성이 풀리고 쌍둥이 적자는 `국제경제의 불균형`이란 단어를 유행시키며 세계에 달러약세를 강요했던 것이나, 경상적자가 오히려 악화되자 결국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금리인상에 돌입한 것은 거의 판박이 수준이다. 지난해 이후 유로화와 엔화의 절상이 주춤한 반면 중국 위안화나 원화 등 아시아 신흥시장국에 절상압력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원화 환율은 당시 수퍼301조 등 통상압력을 무기로 들고 나온 미국의 위세에 86년말 800원대이던 환율이 89년 600원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또 80년대 당시 미국의 수퍼301조가 아시아 국가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면 최근 미국은 90%에 달하는 중국의 소프트웨어 복제율을 문제삼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2월초 미국 2005/2006년 연두 예산교서를 분석한 자료에서 미국이 올해 중국과 우리나라 등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사실 선진국끼리는 지난해 무렵부터 암묵적인 제2의 루브르합의를 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80년대 미국의 금리인하가 경상적자 조정을 위한 것이었다면 2000년 이후 금리인하는 증시거품 붕괴와 2001년 911사태로 인해 미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을 우려한 금리인하였다는 것이다. 중요한 차이중 또 하나는 미국 경상적자의 조정여부. 한은의 한 관계자는 "루브르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인 88~90년 미국은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어나며 적자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그때는 유럽경제가 좋았고 일본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해 줄 곳이 마땅치 않아 각국 전체가 내수부양책을 써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안으로 떠오른 중국이 내수를 살린다고 미국 경상적자가 크게 줄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아직 소득이 높지 않아 미국의 고급제품을 소비할만한 능력이 없고 미국의 수출대상국중 중국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매우 낮다. ◇ 열쇠는 그린스펀의 손과 중국의 선택에 일본과 유럽은 내수경기 살리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후쿠이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19일과 31일 두 차례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제로% 이상이 되고 디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때까지 양적완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국가들은 또 최근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묶기로 한 그들만의 `안정-성장 협약`을 완화하기로 합의해 내수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을 적극 활용할 뜻을 시사했다. 또 지난 2000년 채택한 리스본협약(단일통화권으로 미국을 따라잡자는 전략)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지난 3월 22~23일 브뤼셀에 각국 정상이 모여 신리스본전략을 채택하기도 했다. 조중재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마치 그동안 내수부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문을 보는 듯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태풍의 눈은 여전히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이 향후 금리를 경기긴축을 각오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올린다면 주가,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 지표들은 물론 세계 실물경기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폭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4%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비비중이 70%에 달하는 미국이 금리를 너무 올리면 경제 자체가 일그러질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이광주 한은 국제국장도 "2000년 이후 미국 금리인하는 주식시장 거품붕괴와 9.11테러로 미국 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린스펀은 이제 지나치게 완화적이었던 금리를 제자리로 돌려 놓으려고 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이 일시적인 경기후퇴를 감수하고라도 장기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확실한 긴축에 들어선 것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린스펀이 단지 눈앞에 놓인 경기사이클에만 맞춰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혹시라도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 큰일이다. 세계 대부분의 주요국들이 최대 수출시장 두곳을 동시에 잃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세계 경기의 일시적 침체(리세션)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은 금리인상보다 위안화 절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중국이 얼마나 호락호락 미국과 세계의 위안화 절상 주문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도 `절상시점이 임박했다`란 전망과 `버틸때까지 버틸 것`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최근 환율절상보다는 환율제도 자체를 뜯어 고치겠다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우 샤오찬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위안화 환율제도 개혁을 중국이 정한 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단순히 위안화 환율만을 재평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우 샤오링 중국인민은행 부총재도 지난 5일 "위안화 환율의 수준보다는 환율 메카니즘의 개혁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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