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령층 2금융권 신용대출 증가...대출규제 풍선효과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올해 들어 가계 신용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청년층과 고령층의 제2금융권 신용대출액은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연합뉴스)

26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금융권 가계 신용대출 총액은 423조228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조2303억원(0.8%) 줄었다.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이 275조897억원에서 272조2228억원으로 2조8669억원(1.0%) 줄었고, 2금융권은 151조3690억원에서 151조56억원으로 3634억원(0.2%) 감소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여파로 1·2금융권 모두 신용대출이 줄었다.

하지만 2금융권의 20대 청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 신용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20대가 2금융권에서 받은 신용대출 잔액은 3월 말 6조889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74억원(0.8%) 늘었고, 60세 이상은 28조3945억원으로 같은 기간 1532억원(0.5%)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은 은행 신용대출도 1.6%(3690억원) 증가하며 모든 연령층에서 유일하게 금융권 신용대출액이 늘었다.

세대별 신용대출 현황.(자료=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

1분기 중 2금융권 신용대출 증가액(전 연령대)을 업권별로 살펴보면 저축은행이 855억원(2.8%)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여신전문금융사 3852억원(0.7%), 보험사 317억원(0.4%) 등의 순이었다. 은행권 대출 규제로 신용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이나 카드론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축은행 신용대출은 2019년 이후 1.8배 급증했다. 2019년 말 16조7705억원이던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29조4841억원으로 12조7136억원(75.8%) 늘었다. 증가율이 이 기간 금융권 전체(20.7%)의 3.7배에 달한다.

진선미 의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생계형 대출까지 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우려스럽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층과 고령층을 위해 신용회복 프로그램 확대, 채무 구조조정 등 장기적이고 세밀한 민생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