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겹쳤다”…비트코인 5300만원대 유지

최훈길 기자I 2022.02.09 08:09:27

비트코인, 이더리움, 알트코인 보합세
뉴욕 증시 오르고 우크라이나 해결 기대
美 물가 주목, 금리 인상 리스크 여전해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시가 5300만원대로 보합세다. 미국 뉴욕 증시가 오르는 등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심각해 긴축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한 마디에 따라 미국 뉴욕 증시와 코인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9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8시께 기준)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12% 내린 4만4084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311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1.10% 하락한 결과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도 보합세다. 아발란체는 2.88% 올랐지만 솔라나는 3.95%, 폴카닷은 3.69%, 에이다는 1.95% 내렸다. 비슷한 시각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5372만원이었다. 전날보다 0.44% 오른 것이다. 이더리움은 0.68% 내려 380만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 부정적 신호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우선 미국 증시는 살아나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6% 상승한 3만5462.7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2% 올라 4520.80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28% 상승해 1만4194.5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도 완화됐다.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보았다”며 “이제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협상을 진전시킬 가능성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수치가 이 수준으로 나올 경우 이는 전달 기록한 7.0%보다 높아진 것으로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면 코인 시장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것도 관전 포인트다. ‘양날의 칼’처럼 호재와 악재로 동시에 작용할 수 있어서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연간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8591억달러(약 1029조6000억원)로 전년보다 26.9% 급증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들어지자 미국인들이 온라인으로 중국 등 외국산 상품을 대거 구매한 게 적자에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 심해지면 금리 인상을 서두르기 힘들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될수록 무역수지 적자가 더 심각해질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자산시장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무역수지 적자를 만회하려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 세계경제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시 보호무역 후폭풍처럼 우리나라도 ‘고래 싸움’에 불똥을 맞을 우려도 있다.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다. 금리를 올리는 리스크는 여전하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는 CNBC에 “미국 증시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는 주식 시장을 향해 연준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긴축할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될 때까지 방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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