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아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케미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6일 기준 시총은 23조5000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몸집이 불어난 반면, SK케미칼은 소폭 줄었다. 양자간 격차는 이제 8배 가까이 차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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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심축이 전통 ‘케미칼’에서 ‘바이오’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다. SK케미칼은 케미칼 의약품과 대표적 바이오 분야인 백신 사업을 동시에 영위했다. 이 중 바이오 파트를 SK바이오사이언스로 분사시킨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덮치면서 바이오 의약품의 위력이 새삼 입증됐다. 전례 없던 질병이었지만 전통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에 속도를 낼수 있는 바이오 기반의 백신을 통해 발빠르게 대처가 가능했다. 바이오 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급격한 성장에는 코로나19 위기가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 업계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에 국한하지 않는다. 코로나19 대표적 수혜 기업인 모더나는 185조원 규모의 시총을 자랑한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은 화이자를 압도한다.
실제 실적도 바이오 의약품이 대세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상위 100대 제품에서 바이오 의약품 비중은 지속 상승세다. 성장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케미칼 의약품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중이다. 특히 2019년에는 바이오 의약품이 53% 점유율로 케미칼 의약품을 최초로 역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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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존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을 주로 개발해서 영업을 했었다. 기술 혁신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냉정하게 보면 기존의 제약사들에 미래가치가 과연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