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A씨(여· 58)는 최근 손목 통증이 심해졌다. 바쁜 자녀를 대신해 손주를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느 날부터인가 엄지손가락이 저리듯 아프더니 손목까지 통증이 나타났다. 급기야 젓가락질까지 힘겨워 병원을 찾았는데, ‘손목 건초염’을 진단 받았다.
손목 건초염은 손목 주변의 근육의 힘줄을 싸고 있는 막인 건초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서 발생한다.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나며, A씨처럼 육아나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들에게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여름철에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날이 많아 관절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신경을 자극해 손목 관절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손목 건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10만 5524명, 2017년 11만 9347명, 2019년 12만 264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환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9년 기준 전체 환자 중 약 74%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여성 환자는 20-60대에 고루 분포해있었으나, 그 중 50대가 2만 4337명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손목 건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목 주변이나 엄지손가락의 저림 증상, 손목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또한 주먹을 쥔 상태로 손목을 돌리거나 비트는 동작을 할 때 엄지손가락 부근의 손목 관절에서 통증을 크게 느끼기도 한다.
손목 건초염이 의심되면 손목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 건초염 치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보조기 착용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신전지대 절제술 및 건막 제거술을 진행한다.
손목 건초염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좋아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을 때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손목 관절 통증이 지속되고 엄지손가락 사용이 불편해질 수 있다.
아울러 평소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시행해 손목 건초염을 예방해야 한다. 손목이나 손가락에 통증이 있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손을 앞으로 뻗고 다른 손으로 당겨주는 스트레칭,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 등을 해주는 것도 좋다. 스트레칭은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시행해야 한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배승호 과장은 “많은 분들이 손목에 통증이 생기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라며 “최근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손목 관련 질환을 겪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증상을 지나치지 말고 살펴보고 휴식을 취해야 하며 증상 이 지속되면 병원 지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목 건초염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오래 방치했다가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 수행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병원을 온다면 치료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치료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