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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면세업계…역대 최대 매출에도 못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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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웅 기자I 2019.05.02 07: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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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국내 면세매출 5조6000억원…역대 최대
롯데·신라·신세계 등 상위 업체들 매출 잇따라 상승
한화, 면세 사업 접고 중소·중견 면세 적자난
"전자상거래법 시행 여파와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에 낙관 무리"

[이데일리 함지현 이성웅 기자] 국내 면세 업계가 ‘웃픈(웃고있지만 슬픈)’ 현실에 빠졌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앞날은 캄캄하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주요 고객인 중국 대리구매업자(따이공)를 규제하는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업체간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시내 면세점 추가 방침까지 굳혔다.

中 법개정 여파 우려했지만…역대최대 매출 기록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면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5조 6189억원으로 집계됐다. 덕분에 연초부터 이어진 ‘따이공(代工·중국 대리구매업자)’ 감소에 대한 불안감은 기우가 됐다.

서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내부. (사진=연합뉴스)
사실 면세업계는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봤다. 음성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던 따이공들이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사업을 관둘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따이공들은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한다.

실제 이 걱정은 현실화되는듯 했다. 지난 1월초 따이공의 면세점 방문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윽고 매출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1월 면세 매출은 월간 기준 최대치인 1조7116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화장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오히려 음성적이던 사업을 양지로 끌어올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면세매출 증가는 업계 상위업체들의 실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롯데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2조1282억원으로 업계 1위자리를 유지했다. 명동 본점에서만 1조2797억원이 발생했다.

롯데 매출 증가에는 따이공 외에도 매출처를 다변화한 것이 유효했다. 롯데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단체관광객 2000명, 4월 일본 단체관광객 1600명을 잇달아 유치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본점 매출이 9113억원에 달하며 전체 1조2168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이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9% 증가한 816억8800만원에 달했다.

3위 신세계면세점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매출 1조71억원을 기록했다. 명동점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점에서 각각 5560억원, 1770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특히, 신세계는 지난 2016년말 7.9%에 불과했던 면세시장 점유율을 17.9%까지 늘렸다.

상위 사업자 독식 심화…나머지 “사업 접어야 하나”

문제는 전체 면세매출 77.4%가 상위 3개 업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하위업체들은 최대 면세 실적에도 웃기는 커녕 대기업도 사업을 접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사업권 특허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특허 만료까지 1년 이상 남은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다. 지난 2015년 면세사업권을 얻은 이후 총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다.

지난 14일 롯데면세점 본점에 일본 단체관광객이 방문한 모습. (사진=롯데면세점)
게다가 한화 외에도 동화, 시티 등 대표적인 중소·중견 면세점들까지 적자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위업체들이 전체의 25% 남짓한 매출을 두고 경쟁하면서 마케팅 비용 부담만 늘어나는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에선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작업에 한창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위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 구성을 사실상 완료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할 계획이다.

최근 관세법 시행령이 완화되면서 시내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지자체 외국인 관광객이 20만명 이상 증가할 경우 신규 특허 발급이 가능해졌다. 서울과 제주지역은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사례로 면세점 산업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특허권 추가에 대한 반대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기서 특허가 더 늘어날 경우 업계가 전반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상위업체들은 전자상거래법 시행의 영향이 미미했을 뿐더러 매출원 다양화 등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 같다”며 “다만, 아직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된지 1분기 밖에 지나지 않았고, 올해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의 가능성도 있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면세점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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