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률이 확대되자 정부는 지난달 27일에 ‘8,27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내용은 투기지역 추가 지정과 수도권 지역 주택 공급이다. 과연 8.27 대책이 급등하고 있는 집값을 진화하는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작년 8.2 대책 이후 정부는 일관적으로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문제는 급등하는 집값을 급하게 잡기 위해 수요를 단기간에 강하게 압박을 하다 보니 퇴로를 찾지 못한 매물이 회수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거래량이 줄어들면 당연히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매물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재건축이나 개발, 교통 호재 등이 있는 단지의 호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규제 전 A단지에 10개의 매물이 있었고 5명이 매수해 거래량이 5개였고 규제 후 동일 단지에 매물이 감소해 2개만 있는 상황에서 2명이 매수해 거래량이 2개라고 가정해 보자. 이런 상황에서 매수자와 매도자의 심리, 매매가의 변화는 어떠할까?
거래량은 줄었지만 매물 수도 줄어들어 매물과 매수하려는 사람들의 수가 비슷하거나 매수자의 숫자가 더 많아진 경우에는 작은 호재만 있어도 매수 심리가 자극된다. 이런 상황에서 매물 소유자는 호가를 올릴 것이고 몇 건의 거래만으로도 매매가격은 상승하는 것이다.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자는 많으니 가격이 올라가는 일반적인 경제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거래량이 줄었다고 해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8.2 대책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8.27 대책을 발표했다. 수요 억제책을 더 강화한 것이다.
만약 8.2 대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치자. 그런데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면 당연히 급등한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대책으로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책 이후 규제를 한 지역에서 오히려 가격이 급등했다면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그에 맞는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방향 선회가 아닌 대책 강도에 집중하며 부동산 시장에 내성만 키우고 있다.
8.2 대책 직후인 2017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 KB매매지수가 높은 서울 아파트 탑(TOP) 10을 살펴보자.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수요 억제로 인해 공급이 위축되며 집값을 조정하는 데 가장 큰 효과가 있다는 공급물량 리스크가 사라진 결과 가치가 있는 지역의 수급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수도권에 2022년까지 연평균 26만 3000호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중 서울에 연평균 7만 2000호가 공급된다.
구체적으로 공급될 지역이나 진행 일정 등이 빠졌지만 투기지역에 공급을 모두 집중시키기는 여러 여건상 어려운 상황이다. 또 실제 공급이 되더라도 그 시기는 최소 3~5년 이후가 될 것이다. 결국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난다.
그 기간 내에 교통이나 개발 호재 등이 발표, 착공, 완공 될 때마다 집값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추가 대책을 고민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수요 억제의 강도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는 공급을 하고, 공급이 과잉인 지역에는 공급을 줄여나가는 실효성 있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길 기대해 본다.
▶ 오은석,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부동산 투자 고수들도 인정하는 21년 차 부동산 실전투자 마스터다. 네이버 카페 ‘북극성부동산재테크’ 등 SNS를 통해 15만 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내 집 마련 및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얻은 수입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