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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은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억대의 재건축 부담금 폭탄을 떠안게 된 강남권을 중심으로 여권에 대한 반발심이 싹트는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유세 개편도 이해 관계자들의 강한 반발과 저항을 불러올 게 뻔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정책은 내 자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정책”이라며 “재건축 부담금과 보유세 강화 등 첨예한 이슈가 걸린 정책을 놓고 서울시장 후보자들 간의 표심 얻기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 따라 보유세 개편 수위 조절 불가피
지방선거 직후인 이달 중순 대통령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그동안 검토해온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여론 수렴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보유세 개편은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공시가격 상향 등을 통해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는 낮춰 세수 형평성을 맞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 공약을 통해 ‘소득 주도 성장에 맞는 부동산세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여론을 통해 수렴된 개편안을 향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여소야대의 현실 속에서 재정특위가 마련한 개편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특히 보유세 개편은 강한 조세 저항을 가져올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국민이 여당 후보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줄 경우 세제 개편에도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재건축 부담금 시각 차 뚜렷…“적극 활용”vs“위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역시 뜨거운 감자다. 재초환에 대한 이슈는 기본적으로 토지의 공공성과 사유재산 보호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깔려 있다. 토지 공공성을 중시하는 민주당은 이번 공약에서도 “직접 규제 중심에서 부동산 불로소득 규제를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토 계획의 장기비전을 제시하는 최상위 계획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도 토지의 공공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정부의 재건축 규제에 호흡을 같이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는 재초환으로 거둬들인 부담금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금’으로 활용해 강남과 강북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지역인 서울 탈환에 나선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한국당은 “재초환은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라는 관점에서 제도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재건축 부담금은 미실현 이익에 과세하는 것”이라며 당의 지원을 받아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재초환에 찬성하지만 제도 조정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래 거주한 1가구 1주택 조합원과 그렇지 않은 조합원 간의 부담금 부과율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부동산 시장, 특히 재건축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정부가 재건축 시장에 이중삼중 규제를 채우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통해 판을 뒤엎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용산 건물 붕괴사고, 선거 변수될까
지난 3일 발생한 용산 상가 붕괴사고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역시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김 후보와 안 후보 측이 사고의 원인으로 박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기간 중 펼쳤던 도시 재생 정책을 지목한 것.
김 후보는 “서울시가 투기지역이라는 이유로 노후 주택과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대한 안전진단을 미뤄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 역시 “박 후보는 뉴타운 출구전략 없이 지정 해제만 추진하다 사실상 뉴타운지구가 폐허로 변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신탁을 통한 ‘준공영개발’ 방식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지역이냐 아니냐를 떠나 위험 건물이라고 판단되는 것은 구청에서 챙겨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