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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의 닥치Go]'도라에몽' 사러 편의점 가보니…“손 맛에 또”

강신우 기자I 2017.01.14 06:00:00

구매상품 5000원↑ 돼야 피규어 구매 가능
세븐일레븐 8556점 중 3200점서만 판매
“또 퉁퉁이”…원하는 상품 뽑으려 재방문

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정유년 새해를 맞아 ‘강신우의 닥치Go’라는 새 코너로 인사드립니다. ‘닥치GO’는 무조건 간다라는 의미에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편의점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소비활동을 기자가 직접 체험합니다. 그리고 체험기를 매주 토요일 기사로 선보입니다. 딱딱한 내용보다는 쉽고 재미있는 글로 평소 궁금했던 점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제보도 많이 주세요. 이메일은 yeswhy@edaily.co.kr.

(사진=강신우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뽑기는 손 맛이에요. 도라에몽 피규어 중 제가 원하는 애가 나오면 그 순간의 기쁨을 잊을 수 없죠. 이 맛에 계속 편의점 가요.”

12일 서울 명동역 부근에서 기자가 만난 30대 직장인 최 모(성동구·여)씨의 말이다. 최 씨는 요즘 ‘도라에몽’ 캐릭터 상품 모으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그는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 1일 ‘도라에몽 피규어 컬렉션 10종’ 한정판매를 시작한 이후 ‘손 맛’을 알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모은 피규어만 수십여개. 최 씨는 “‘도라미’를 뽑았으면 하는데 계속 ‘퉁퉁이’ 밖에 안 걸린다. 퉁퉁이는 벌써 5개나 있다”고 했다.

최 모씨가 지난 1일부터 모은 도라에몽 캐릭터 상품. (사진=강신우 기자)
도라에몽은 만화 속 캐릭터다. 1969년 일본의 대표적인 출판업체 ‘쇼가쿠칸’에서 발행하는 어린이 잡지의 단편 만화로 시작됐다. 최 씨가 말한 도라미는 ‘도라에몽의 여동생’, 퉁퉁이는 만화 도라에몽의 부주인공 노진구의 친구다. 피규어를 불투명 박스에 담아 무작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같은 캐릭터가 여러번 뽑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사진=강신우 기자)
기자도 이날 최 씨와 동행하며 도라에몽 뽑기에 나섰다. 명동의 한 세븐일레븐. 일단 5000원어치 상품들을 고민하며 골랐다. 담배와 주류, 복권 등을 제외한 상품이어야 했다. “도라에몽을 사기위해 편의점 내 다른 상품을 굳이 사야하나”라는 생각도 사실 들었다. 그런데 막상 결제를 하기 위해 계산대에 선 순간, ‘아차’ 싶었다. 도라에몽을 팔지 않는 점포였다. 알고보니 전국 세븐일레븐 8556개점 중 3200개점에서만 도라에몽 판매 행사를 하고 있었다.

명동의 또 다른 세븐일레븐에 들렀다.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도라에몽이 보였다. 손바닥 만한 박스 수십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우선 5000원어치 상품을 골랐다. 세븐일레븐 PB(자체상표) 상품인 요구르트맛 젤리 1개(1200원)와 치약세트(4000원)를 고르자 피규어를 뽑을 기회가 주어졌다. 기자는 이왕이면 ‘도라에몽’을 꼭 뽑았으면 했다. 그래서 최 씨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는 도라에몽이 제일 무겁다고 했다. 그러나 퉁퉁이도 비슷한 무게이기 때문에 현혹돼선 안된다고 했다.

(사진=강신우 기자)
재고 잰 끝에 박스를 집어 들었다. 종이 박스를 뜯자 검은 비닐에 ‘도라에몽일지도 모를’ 피규어가 포장돼 있었다. 박스에 구멍이 살짝 난 것도 있었다. 아마도 어떤 캐릭터인지 살짝 확인하기 위해 손을 댄 모양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비닐을 마구 잡아 뜯었다. 개봉박두. 최 씨의 입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 또 퉁퉁이다.” 기자보다 그가 더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편의점주의 옅은 미소도 엿보였다. 두 가지 상품과 퉁퉁이. 그렇게 1만200원을 썼다.

편의점주는 피규어 상품이 매출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미 행사를 마친 미키마우스·어벤져스·원피스 덕에 매출이 각각 10%·8.1%·9.3%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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