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육아]'2주 2500만원' 산후조리원, 개인정원에 전담의료진만 6명

김보영 기자I 2016.10.14 06:30:00

작은육아 2부 ''출산부터 돌잔치까지'' ①산후조리원
VIP룸 하루 이용료 180만원, 특1급 호텔 스위트룸보다 비싸
방마다 개인정원, 스타셰프가 산모별 맞춤형 식사 제공
서비스 만족도 높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 불만도

이데일리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적게 쓰고 크게 키우는 행복한 육아’라는 주제 아래 연속 기획을 게재합니다. 해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육아 부담을 줄여 아이를 키우는 일이 행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작은육아’ 기획시리즈에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지난해 10월 말 아들을 출산한 주부 최서연(가명·34)씨는 2주에 2500만원이나 하는 서울 강남구 A산후조리원 VIP룸에서 산후조리를 했다.

산후조리원 입실 첫날. 최씨는 이 산후조리원 VIP룸을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이유를 알았다. 별도의 건물에 분리돼 있어 다른 산모들과 마주칠 일이 없었다.

조리원에 도착하자 신생아실을 담당하는 의료진, 고객 관리팀 직원, VIP 관리소장이 마중 나왔다. 방 내선번호, 식사시간, 청소시간, 욕실에 비치된 개인 좌욕기 사용법에 대해 상세히 교육받았다. 방 뒤쪽 유리문 뒤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VIP룸에만 딸린 개인정원이다. 최씨가 머무른 VIP룸은 5층이어서 정원에 앉으면 서울 강남 시내가 손에 잡힐 듯 내려다 보인다. 최씨는 수면과 모유 수유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면 이곳 정원에 앉아 마음을 달랬다.

VIP고객에게는 개인의 식성과 체질을 고려한 맞춤형 식사를 제공한다. 최씨는 “오이와 피망을 싫어한다고 하니 2주동안 음식에서 두 재료를 아예 빼고 식사를 준비해 줬다”며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웰빙요리 대가로 불리는 유명 요리사가 요리해서인 지 맛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A산후조리원 VIP룸 내부 및 개인정원.
A산후조리원에서 제공되는 산모 맞춤형 식단. (독자 제공)
이 곳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는 산모는 물론 신생아도 1대 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씨의 전담 의료진만 3명이다. 하루에 3교대로 근무하며 최씨의 건강을 돌본다. 최씨의 아이도 3명 간호사가 돌아가며 보살핀다. 모두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정규 간호사다. 매일 오전 8시 전담 소아과 전문의가 방문해 아이의 건강을 체크한다.

VIP 고객의 신생아실은 산모의 방에 연결돼 있어 창문을 통해 아이의 모습을 언제든 볼 수 있다. 창문은 특수유리로 만들어져 산모방에서는 신생아실 내부가 보이지만 신생아실에서는 산모방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산모의 사생활을 고려한 조치다.

VIP룸에 입실한 뒤 최씨는 1450만원을 더 내고 1년간 스파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연간회원권을 구입했다. 이 곳에서는 온천욕 뿐 아니라 모유수유를 돕는 산모 마사지와 피부관리 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한다. 스파에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산모 관리 경력만 10년 이상인 전문 의료진이 상시 대기한다.

매일 오후 3시에는 전담 전문 트레이너가 방문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되는 고주파기기를 이용해 몸매 관리를 돕는다. “산후 체형 관리를 도와준 테라피스트 덕분에 망가진 몸매를 어느 정도 회복한 뒤 산후조리원을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산부인과, 소아과, 피부과, 통증클리닉 등이 한 건물에 입주해 있어 언제든 각 분야 의료진들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외부에 신원이 노출되길 꺼리는 산모들에겐 개인 리무진도 제공된다.

다만 최고급 서비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비싸다는 게 이용자들의 불만거리다.

최씨는 “A산후조리원 VIP룸 이용료는 국내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 객실료보다도 월등히 비싸다”며 “산모와 신생아를 돌봐주는 부분을 감안해도 식사 등 각종 편의제공은 호텔과 큰 차이가 없는데 비용은 몇배나 비싼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A산후 조리원 VIP룸의 하루 이용료는 약 180만원(2주 2500만원)이다. 일반실의 하루 이용료는 42만원(2주 600만원)이다. VIP룸과 일반실가 차이가 138만원이나 된다.

지난해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 위치한 121개 호텔 전체의 판매객실평균요금은 17만 2553원이다.

이중객실 요금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파크하얏트 호텔(특 1급)로 스위트룸 객실료가 약 42만 6000원 정도다. 이 산후조리원 일반실과 비슷한 가격이다.

A산후조리원 마케팅 담당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최고의 위생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특수 공기 청정 시스템을 사용하고 신생아 한명에 3명의 전담 간호사를 두는 등 비용부담 또한 만만찮다”며 “ 모든 지출을 감안해 책정한 가격인 만큼 국내 일반 호텔과 단순히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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