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8th SRE]두산, 인프라코어 ‘너마저’

하지나 기자I 2013.11.13 07:00:00

[워스트레이팅]건설 추락은 ‘일단 멈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지난 6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건설장비업체인 인프라코어의 중국 시장내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과 매출 부진을 반영한 것이다.

그동안 두산그룹의 골칫거리였던 두산건설의 추락이 다소 진정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두산건설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게다가 인수합병(M&A)으로 커온 두산그룹은 밥캣에 대한 인수자금 차환이 마무리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M&A에 나섰다. 이번엔 그룹의 중간지주사이자 현금 창출고인 두산중공업이 주인공이다. 두산중공업은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인 안살도 에네르기아 인수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크레디트 업계에서 두산의 끝없는 확장전략에 대한 의심의 시선을 거두기 어려운 이유다.

두산건설, 인프라코어, 엔진 등 두산그룹은 지난 2010년 10월 12회 SRE에서 처음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오른 이후 4년째 줄곧 상위에 올라있다. 지난 4월 실시한 17회 SRE에서 두산건설, 중공업, 인프라코어, 두산 등은 총 31표를 받았지만, 이번 18회 SRE에선 26표로 5표 가량 줄었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 영향을 미쳤을 뿐 펀더멘털적으로 크게 개선된 게 없다는 평가다.

◇인프라코어 ‘어찌할꼬’

지난해 말 밥캣 인수자금 차환에 성공한 두산인프라코어를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두산중공업과 함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인프라코어는 등급 전망마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1년 이내에 현재 ‘A’ 등급에서 ‘A-’ 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인프라코어는 지게차 등 건설장비 업체로 수출비중이 70%에 달한다. 특히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 내 점유율은 1위에서 5위까지 밀려났고, 지난해 인프라코어의 중국내 건설기계 판매량은 전년대비 46%나 급감했다. 조정영업이익(EBIT)은 실제 인프라코어의 EBITDA마진은 2010년 13.1%에서 2011년 10.6%, 2013년 6월 7.7%로 반토막났다.

이에 비해 인프라코어의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0년 말 2조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개별기준)은 2012년 말 3조2800억원, 2013년 6월말 3조6300억원으로 1년 6개월 사이 80%(1조6300억원)나 증가했다. 잠재채무를 포함한 조정총차입금은 2010년 2조2200억원에서 2013년 6월말 5조8800억원으로 165%(3조6600억원) 급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밥캣 인수자금 약정 부담으로 지난해 말 대규모 현금유출이 일어났고, 추후 그룹의 재무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향후 실적개선 여부(3년 평균 EBITDA마진 10%전후)와 적극적인 차입금 감축 노력을 중점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3분기 전년동기대비 182% 늘어난 10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기대를 웃도는 수치였지만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삼성증권은 인프라코어의 목표주가를 소폭 올리면서도 투자의견은 ‘보유’를 유지했다. 5조6000억원에 달하는 순부채에 대한 막대한 이자비용이 이유였다.

신평사 연구원은 “상고하저의 실적 패턴을 보이는 인프라코어가 최근 몇 년 간 3분기 실적이 바닥인 영향이 크다”며 “단기적 실적 개선은 신용등급 차원에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 최악은 지났다?!

건설경기 급랭과 미분양으로 홍역을 치른 두산건설은 대규모 유상증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다소나마 개선의 기미가 읽힌다. 두산건설은 4월 유상증자로 두산중공업 등에서 3900억원을 수혈받았고,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마저 가져오며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올해 자본확충 규모는 9600억원에 달하고 자체 자구계획을 통해 8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사업적으로는 대규모 단지인 일산 위브더제니스 사업장의 분양률이 ‘애프터 리빙(After Living)’ 등 프로모션에 힘입어 90%를 넘어섰다. 메카텍과 HRSG사업부문을 통해 기존 민간건축에 편중됐던 사업구조를 플랜트 기자재로 확대하고 있다.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떼어준 HRSG사업부는 과거 6년 평균 4200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양호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RE 자문위원은 “일산 제니스 분양 등이 좀 나아지고 있고, 해운대도 사실상 할인분양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추락을 계속하던 두산건설이 횡보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건설 유동성공급 문제없나앞으로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에 대한 차환 발행이 관건이다. STX, 동양 사태로 인해 시장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두산건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2800억원을 웃돌고, 내년 1분기에도 3000억원이나 된다.

신평사 관계자는 “건설 발행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회사채 등의 차환발행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일산 제니스 등 사업장에 대해서도 손실 인식과 투입 자금 회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주력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A+’~ ‘BBB+’에 위치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2011년까지 두산엔진을 제외한 계열사들의 등급이 올랐지만 2012년 두산건설은 BBB급으로 추락했다. 건설경기 냉각과 대규모 미분양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가 주요 영향을 미쳤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말 두산그룹의 비금융 17개 계열사의 합산 매출액은 19조7450억원에 달하지만 조정영업이익(EBIT)은 4907억원에 그쳤다. 순차입금은 8조5000억원, 부채비율은 190.5%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18th SRE

- [18th SRE]기준금리를 들었다 놨다 - [18th SRE]위기의 해외 건설 ‘파고를 넘어라’ - [18th SRE]모바일세상, 최후의 승자는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