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뉴욕증시가 18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상승했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좋은 쪽으로만 해석했다.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하자 투자심리가 그 만큼 좋아졌다는 의미이다.
노만 알리 MFC글로벌자산운용 매니저는 오늘 장세와 관련해 "휴렛팩커드와 같은 대표 기업들의 이익 전망 개선과 상품주의 랠리가 주식시장 상승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오늘 발표된 필라델피아 지역의 2월 제조업 경기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했다. 향후 수개월간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도 10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또 휴렛팩커드와 타이어 제조업체인 굿이어 타이어, 식품업체 호멜 등도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다.
반면 매주 목요일 `약방의 감초` 처럼 발표되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보다 많았고, 유통업계 대장주인 월마트는 이익이 증가했지만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좋은 쪽으로만 생각을 했다.
베니 로렌조 카우프만브라더스 회장은 월마트의 매출이 부진했지만 이는 소비자들이 좀 더 비싼 물건을 소비할 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 만큼 오히려 고가 소매점들에게는 좋은 뉴스라고 해석했다.
에릭 민츠 이글 미드 캡 그로스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늘어난 것을 동부지역의 폭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에 의하면 오히려 많은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숀 크라우스 씨티즌스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지난 몇 주간에 걸쳐 매물이 많았기 때문에 최근 랠리는 예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주간 주식시장을 끌어내렸던 동일한 이슈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즉, 유럽에서의 그리스 재정위기가 더 확대될지, 그리고 중국의 지급준비율 상향 조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또 오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월마트의 부진한 실적전망은 경제회복세가 자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무슨 일이 터질 때, 시장(투자자들)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주식시장 마감 직후 재할인율을 종전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앞서 지난 11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조만간 재할인율을 올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재할인율 인상이 `출구전략`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인식을 자극할 경우 투자심리에는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는 달러화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상품주의 모멘텀도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내일 투자자들이 오늘 처럼 모든 것을 좋은 쪽으로만 해석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