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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취득도 없나?`…삼성電 주가 어디로

이정훈 기자I 2008.07.28 08:56:00

ROE지표 악화, 투자심리 냉각 등 `부정적`
실적마저 우려..그나마 투자확대는 긍정적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시장에서 기대했던 자사주 취득 발표는 없었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5일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6% 이상 급락했다. 실적 모멘텀이 꺾인데다 자사주 취득이라는 카드마저 무산된듯한 느낌이다.

그나마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중장기적으로는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조언은 `큰 기대를 걸지 말라`는 것. 향후 주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KB투자증권는 25일 보고서에서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 주가 급락했는데, 이는 실적 부진에 대한 새삼스러운 실망보다는 자사주 매입 루머가 불발로 그친 데 따른 반작용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단언했다.

사실 실적 발표가 있기 전부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조5000억원 안팎의 자사주 취득 발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순이익이 4조원 이상이지만 감가상각이 상당히 많고 투자도 12조5000억원에 이른다"며 "불투명하고 가변성있는 상황에서는 현금을 더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JP모건증권도 "삼성전자 경영진이 올해 거시 불안 탓에 자사주를 취득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늘려 잡았지만, "회사측 가이던스는 거시경제 침체를 감안해 다소 신중하게 제시됐다"며 불확실성쪽에 초점을 뒀다.

동양종금증권은 "올해 EBITDA 규모가 15조~16조원 수준인데, 12조5000억원의 설비투자와 1조2000억원 배당, 1조원 수준의 삼성SDI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제외하면 유입 현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측 입장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장기적인 회사의 경쟁력 강화와 맞물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회사 ROE 지표를 하락시킨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맥쿼리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설비투자와 불투명한 자사주 취득 계획으로 인해 가뜩이나 이익이 하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최근 전형적인 이익 하강추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부담스럽다는 게 이들 증권사의 공통된 목소리다.

JP모건은 "삼성전자의 D램 이익은 4분기에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LCD와 낸드플래시에서의 하강 추세 때문에 분기별 이익은 내년 1분기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낸드플래시가 애플 아이폰으로부터의 수요로 인해 다소 개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반대로 아이폰 수요가 매우 강하다면 핸드폰 사업에서의 하강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도 했다.

맥쿼리증권도 "삼성전자의 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종전 58만원에서 54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LCD 사업의 경쟁력이 하강 사이클에서 더 강화될 것이지만 여전히 향후 이익에 대한 낙관적이 시장에 여전하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는 여전하다.

CJ투자증권은 "올해 다른 업체들의 설비투자 급감과 내년 반도체 생산 설비 증가율 하락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D램과 낸드에서 급격한 업황 회복이 있을 것이고 이 경우 삼성전자는 오히려 투자 규모를 증가시키는 전략을 사용해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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