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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별 채권전망)⑥일방적 전쟁 부담..리스크관리

이정훈 기자I 2003.03.23 14:50:00

은행권 유동성 유입속도 둔화될 듯-동양증권

[edaily 이정훈기자] 동양종금증권은 미국의 시나리오대로 되가는 일방적인 전쟁이 장기금리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추격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또한 최근 금리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은행권으로의 유동성 유입규모와 속도는 이번 주에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금증권= 일방적 전쟁, 장기금리에 부담요인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개전을 전후하여 국내외 주가는 큰 폭 상승하였고,국제유가는 30달러 이하(WTI유 기준)로 급락하였으며, 달러화 가치는 그 동안의 약세국면에서 일단 벗어났다. 전쟁 시작으로 그 동안 지속되어 오던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3월10일자 자료 "전쟁 발발 전후의 투자전략"에서 언급한 상황과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나, 국내 금리만은 예외적인 움직임을 보여, 지난 주 큰 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쟁 개시에 따른 불확실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큰 폭 하락할 수 있었던 원인은 풍부한 유동성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투신의 MMF로부터 빠져 나온 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렸고, MMF 대량 인출 사태 이후 한국은행이 시중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가져가면서 은행권의 자금이 넘쳐 났던 것이 이번 금리하락의 주 요인이다. 지난 주 은행권 자금유입은 2002년 9월 이후 가장 증가규모가 컸다. 지난 해 9월의 경우 부동산 시장 과열로 부동산 대출수요가 많아 은행권의 채권매수규모가 작았던 반면,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출수요가 크게 줄었다. 대출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MMF로부터 이전된 자금은 바로 은행권의 채권순매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금리 급등으로 시장금리가 은행 수신금리를 크게 상회함에 따라 채권투자의 매력이 증대한 것도 채권순매수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장단기 금리급등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기관들의 순매수는 크게 증가하지는 못하였는데, 이는 유동성이 주로 은행권으로 몰릴 탓이다. 따라서 시중의 잉여유동성이 지속될 것인지의 여부가 추가적인 금리하락 여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은행권의 유동성은 이번 주에도 대체로 풍부한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나, 은행권으로의 유동성 유입 규모와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월말 자금수요를 감안할 경우 MMF로부터의 자금유출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12일을 정점으로 그 유출규모가 둔화되고 있다. 또한, 은행권 역시 월말 자금요인으로 일부 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보여짐에 따라 자금유입의 강도는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지난 주 대량 매수로 은행권의 채권보유 포지션이 급증한 것도 은행수신의 증가가 단순히 채권순매수 증가로 이어지기 힘든 요인이다. 한편, MMF 대량 인출 사태 이후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불안 방지를 위해 시중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가져하고 있다. 대이라크 전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될 가능성, 투신의 환매사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 등을 감안한 결과이다. 이라크 전 개시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한국은행의 우려는 희석된 것으로 보여지나, 최소한 MMF의 자금유출이 중단되는 순간까지 가능한 유동성을 풍부하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중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가져가는 것과는 별개로 4월 금통위에서의 콜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우선, 3월의 높은 물가수준은 4월 금통위에서의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킬 것이다. 3월 소비자물가는 1월과 2월에 이어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지하철요금, 버스요금, 도시가스, 국립대학 등록금 등의 인상으로 공공서비스 요금이 큰 폭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립학교 등록금과 놀이공원입장료 등 개인서비스 요금도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으로 공업제품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당초 계절적 요인으로 하락세를 예상했던 농수축산물가격도 소폭의 오름세를 보여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4.0%(전월비 0.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은행 지준적수는 2001년 이후 최대규모로 증가하였고, 은행권 역시 넘치는 유동성을 감당하지 못함에 따라 한은 RP낙찰금리가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콜금리 수준도 한은의 목표수준을 크게 하회하여 거래되었다. 주 중반 이후 한국은행은 은행권의 잉여유동성 흡수를 위해 초단기물 통안채 창구판매와 RP매도를 통해 시중자금을 흡수하였는데, 최근의 유동성 증가는 사실상 콜금리 인하의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적한 대로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투자욕구가 저하되어 있고, 저금리의 실물경제로의 파급효과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콜금리 인하는 전쟁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는 시기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단기 금리가 이전의 저점 수준에 접근하면서 Yield Curve가 상당히 flat해져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장기금리의 추가하락 여지는 콜금리의 인하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와 같은 이유로 당장 4월의 콜금리 인하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은 장기금리의 추가하락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대 이라크전이 시작되었고, 예상된 시나리오대로 전개됨에 따라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감소한 것으로 보여지나, 전쟁 자체가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전쟁자체가 가지는 불확실성은 이전에 비해 중립적이다. 이라크의 유전파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징후가 보일 경우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나, 지난 주와 같이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전황으로 갈 경우 예상보다 초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쟁 개시여부가 지연되면서 증폭되었던 불확실성의 감소, 전쟁 상황이 현재까지 미국측의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측면은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향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스탠스 역시 유동성을 풍부하게 가져가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절대금리 수준이 이전의 저점에 가까워 지면서 추가매수에 부담스러운 반면, 단기딜링 세력의 이익실현 욕구를 증대시킬 것이다. 은행권이 추가적으로 채권을 매수할 Merit이 감소한 가운데. 은행권으로의 자금유입이 월말요인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4월 중 콜금리 인하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점,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이 미국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도 장기금리의 추가 하락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추격매수 보다는 Risk 관리에 신경을 써야할 시점이다. 이번 주 금리는 3년물을 기준으로 4.65%~4.90%, 5년물을 기준으로 4.75%~5.05%사이에서 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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