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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 가운데 45%가량은 절제 수술 과정에서 재발 및 암세포 전이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으로 육안으로 식별된다. 나머지 55%는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를 통해서 저·고위험군으로 구분한다.
고위험군 환자는 유방암 절제 수술 후 항암 화학요법을 지속하는 반면, 저위험군은 추적 관찰만 진행한다. 통상 예후 검사 대상자의 1/4가량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가 절제 수술 후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 국내, 출시하면 1등은 따 놓은 당상
전 세계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 시장은 미국 ‘지노믹 헬스’(Genomic Health)사의 ‘온코타입DX’(OncotypeDX)가 9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온코타입이 유방암 예후검사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문제는 온코타입 검사비가 4500달러(518만원)로 고가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글로벌 전체 유방암 예후검사 대상자는 110만 명에 달했지만, 실제 검사자는 11만 명뿐이었다. 국내도 지난해 관련 검사 대상자가 1만 4000여 명이었지만 실제 검사자는 2500여 명(18%)에 그쳤다.
그 결과, 글로벌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 시장 규모는 35억달러(4조원)로 크지만 온코타입의 지난해 매출액은 4억4100만달러(4900억원)에 그쳤다.
더욱이 온코타입은 국내 임상을 진행하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국내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다. 환자 입장에선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다. 하지만 당장 올 하반기부터 국내 유방암 예후진단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진스웰 BCT가 지난해 10월 식약처로부터 혁신 의료기술로 승인받아 대형 종합병원 등재·판매와 더불어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 상당수가 진스웰을 도입하기로 했고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스웰 검사비용 300만원 중 80~100%까지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해 환자가 5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병원 입장에서도 무허가 제품인 온코타입 대신 식약처 유일 허가 제품인 진스웰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국내 신규 유방암 환자 숫자는 지난해 2만 5000여 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1만 4000여 명이 유방암 예후 진단 검사 대상이다. 국내 유방암 예후진단 시장 규모는 42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 진스웰BCT, 동양인에 최적화...아시아 적극 공략
진스웰은 온코타입 대비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다. 동양인 유방암 환자 예후검사에 최적화됐다는 게 회사측 평가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간한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연령대별 유방암 발생률에선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유방암 환자가 국내에선 50대 이후 급감하는 반면, 미국에선 50대부터 급증한다. 온코타입은 서양인 고령자를 대상으로만 임상시험을 했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진스웰과 온코타입의 비교 임상 결과, 50대 이하 환자에선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하지만 50대 이후 국내 유방암 환자에선 진스웰이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진스웰과 온코타입은 검사에서 살펴보는 유전자가 다르다. 온코타입은 백인에게 잘 맞고 진스웰은 동양인에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젠큐릭스의 최종 목표는 아시아의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 시장 침투다. 대륙별 신규 유방암 환자 분포는 북미 12.6%, 유럽 25.0%, 아시아 43.6%, 기타 18.8%로 나타났다.
젠큐릭스는 지난해 일본의 한 병원에서 연구 임상시험을 했다. 젠큐릭스는 올해 해당 임상 결과를 토대로 일본 유력 학술지에 논문 게재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후 일본 후생성에 진스웰의 임상시험승인(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중국은 체외 진단기에 별도 허가가 필요치 않아, 코로나가 진정되면 대형병원 교수 미팅을 통해 영업망 확대를 시도할 예정이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중국은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검사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홍콩, 태국, 필리핀, 베트남은 대리점 선정을 완료했다. 검체를 한국으로 운송해 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10%의 아시아계 환자가 1차 타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