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이야기]사계절 전천후 훈련, 제주 실내언덕주로 본격 가동

이진철 기자I 2020.11.21 08:00:30

총면적 14만㎡ 규모 860m 실내주로, 최첨단 시설 갖춰
연간 1000마리 이상 경주마 훈련 육성, 경쟁력 향상 기대

실내언덕주로. 한국마사회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산 경주마 능력 향상과 경마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첨단 인프라 시설인 ‘실내언덕주로’가 이제 제주도에서도 꽃피우게 됐다.

한국마사회 제주목장은 지난 19일 실내언덕주로 개장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제주목장 실내언덕주로는 총 면적 14만㎡에 860m의 실내주로와 526m의 진입로로 구성된 경주마 육성훈련시설로 지난 7월 개장한 장수목장 실내언덕주로에 이어 두 번째로 완공됐다.

◇ 동절기 훈련 가능…경주능력 향상

실내언덕주로는 1~5도 수준의 경사면으로 이뤄져 주기적인 훈련을 통해 경주마의 부상을 방지하고 심폐 기능과 지구력, 근력 강화를 통한 경주능력 향상에 필수적인 인프라 시설이다.

또한 강우·강설 등 날씨적인 요인이나 동절기 기간에 훈련이 어려운 국내 여건에서 실내언덕주로를 활용하면 연간 30% 이상 훈련일수를 늘릴 수 있어 사계절 내내 전천후 육성 훈련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경마 강국에서는 언덕주로를 활용한 경주마 훈련이 보편화돼 있다. 우리나라와 기후 여건이 비슷한 일본에서는 실내 형태의 언덕주로가 60여개에 이르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실내언덕주로를 활용한 지속적인 훈련은 경주 능력 향상으로 이어져 외산마에 뒤지지 않는 국산마의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적용, 구간마다 설치된 기록측정 장치로 훈련기록이 전산 시스템에 자동 저장된다. 이러한 경주 기록 관련 정보는 향후 호스피아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이를 통한 말산업 관련 공공 데이터의 민간 활용도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말의 고장 제주를 대표하는 전천후 선진 훈련시설이 완비돼 제주산 경주마의 경쟁력 강화 및 해외 수출 등 말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경주마 생산농가의 소득증대 및 관련 일자리 창출 등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말까지 시범운영…내년 민간 생산농가 개방

지난 7월 개장한 장수목장 실내언덕주로는 올해 약 1000여마리, 월 평균 300마리가 훈련에 활용하는 등 높은 이용 빈도를 보이고 있다. 민간 생산농가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장수목장에서 관리되고 있는 말들이 전년 동기간 대비 월 평균 40마리 증가했다.

실내언덕주로에 대한 실제 훈련·육성 현장에서의 만족도도 높다. 장수목장에서 육성조련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호용씨는 “말들의 폐활량 및 지구력과 후구(뒷부분) 발달에 도움이 되고 직진성 향상에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경주마 육성에 있어 실내언덕주로가 차지하는 역할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장수목장 실내언덕주로 운영 결과를 토대로 사용 매뉴얼을 제작해 안정적인 실내언덕주로 개방을 위한 준비에 나선다. 또한 육성마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바닥 우드칩 정비, 구간기록 전산 시스템 운영 고도화, 인력 확충 등 개선점을 지속 발굴해 경주마 육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내년에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생산 농가들을 위한 국산 경주마 우대 정책 강화로 국산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내언덕주로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연간 400억원 규모인 국산 경주마 시장을 약 1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내언덕주로 운영 계획을 수립, 활용도 증진에 매진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연말까지 제주목장 실내언덕주로 시범 운영을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민간 생산농가에 개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1000여마리 이상의 경주마 육성에 언덕주로 훈련이 활용되고 보다 수준 높은 국산 경주마가 배출돼 농가 소득 향상과 국산마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개장식에서 언덕주로 시연을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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