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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株, 연 저점 대비 10% 안팎 밖에 못 올라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 주가는 이날 각각 3월 연 저점(19만9000원, 5만2600원) 대비 9.8%, 15.6% 오르는 데 그쳤다. 편의점주인 BGF리테일(282330)과 GS리테일(007070)은 각각 17.1%, 44.0% 올랐고 면세점주인 호텔신라(008770)는 26.7% 상승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 지수가 연 저점 대비 67.0%가량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종목은 거의 오르지 못한 셈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대한항공(003490)(91.1%), 하나투어(039130)(56.0%) 등 항공·여행주보다도 상승률이 낮았다.
유통업이라고 주가 반등폭이 모두 낮은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에 언택트 쇼핑이 증가하면서 홈쇼핑, ‘쓱’ 등 온라인 채널이 잘 돼 있는 이마트(139480) 등은 주가가 더 빠르게 반응했다. 이마트는 연 저점 대비 주가가 55.2% 급등했고 12일엔 15만6500원을 찍어 연 고점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엔 오프라인 매장 매출 비중이 85%에 달하지만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설치 가전에서 독보적인 터라 주가가 무려 191.4% 올랐다.
못 오른 종목들은 오프라인 비중이 높은 백화점, 편의점, 면세점주들로 그나마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 둔화와 거리두기 완화에 주가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주 들어 GS리테일은 9.7% 주가가 오르고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은 5~6%가량 올랐다. 롯데쇼핑(023530)은 10.2%나 급등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우려 완화로 유통업종이 전체적으로 주가가 올랐다”며 “특히 오프라인 점포 위주인 백화점, 편의점 주가 반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3분기, 유통업의 실적 기대치가 낮지만 이런 부분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주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0.5배에 불과하다. 회사가 지금 당장 망해서 보유 자산을 내다 판다고 해도 시가총액보단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 해외 여행 못 간 돈..소비로 간다
유통업 바닥론에 힘이 실리면서 증권업계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유통업종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다”며 “유통업체 수익은 하향보다 추가적인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매 판매가 늘어날 만큼 자금도 풍부하다.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여윳돈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여행 지급액은 연간 30조원인데 이는 연간 소매판매 증가율 8%를 제고시킬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가 오프라인 매장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는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4월 코로나 확산기와 8월 확산기를 비교하면 백화점 매출액은 2~4월 14~37%가량 감소세(전년동기 기준)를 보인 반면 8월은 7% 감소에 그쳤다. 면세점 매출액은 4월 저점으로 개선, 8월엔 4월보다 51%가량 증가,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 매출액 또한 2~3월 1~2% 역성장에서 8월 3% 증가로 전환됐다.
나은채 연구원은 “코로나가 여전히 유통업종의 중요한 변수이긴 하나 상반기보다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며 “코로나 완화시 백화점, 편의점, 면세점 업종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소비 채널이 온라인쪽으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사업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박종렬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인 롯데쇼핑, 신세계(이마트 포함)는 비효율 매장 폐점을 비롯해 구조조정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에 매진하고 있다”며 “오프라인의 오랜 업력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온라인에서도 성과를 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