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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스마트시티 시작은 정보 공유부터

최은영 기자I 2018.10.19 06:00:00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교수]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금석을 스마트시티(Smart City)로 보고 있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생산·소비·이동이 이루어지고, 제도·교육·환경·안전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는 인간과 시공간의 상호작용이 최적화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다. 스마트 시티의 성공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스마트 시티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스마트 가로등, 휴지통에서 스마트 주차장 등 부분적 자동화를 추구했지만 시민들 피부에 와 닿는 혁신은 미미했다. 이어 시민 참여와 행복 중심의 스마트 시티가 추진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원의 지속적 조달 명분이 약한 시범 과제에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의 스마트 시티 전략은 도시의 생산 경쟁력보다는 소비 문제 해결에, 도시 집중 방안보다는 도시 분산 정책에, 대도시 혁신보다는 신규 도시 건설에, 도시 전체보다는 도시의 부분에 집중했다.

미래 스마트 시티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자기 조직화’다. 부분이 전체를 반영하는 홀론(Holon) 구조는 스스로 생명을 얻고 스스로 최적화 하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내비게이터는 도시 전체를 반영하고 있다. 나의 위치 정보는 전체 정보의 일부가 되나 전체 정보는 내 스마트폰 내비게이터에 투영된다. 내비게이터를 통해 각 개인들은 이동의 최적화를 구현한다. 내비게이터 같은 개념으로 각종 거래의 최적화, 업무의 최적화, 놀이의 최적화, 관광의 최적화, 가정의 에너지 최적화, 만남의 최적화 등이 가능해진다.

부분의 정보는 클라우드의 호수에 모여 플랫폼이 된다. 클라우드의 정보는 시민들의 스마트폰에서 재현된다. 부분이 전체를 반영함으로써 내비게이션은 교통 최적화를 달성하게 된다. 이제 스마트 시티 정책의 핵심은 사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도시 전체를 홀론적으로 융합하는데 있다. 그러면 도시 전체의 창발적 가치가 발현된다. 도시가 생명을 얻는 것이다.

이런 스마트 시티를 ‘스마트폰 속의 스마트 시티’로 명명하고자 한다. 스마트폰 속으로 도시가 들어가는 셈이다. 내비게이터를 사용하듯 스마트폰 지도에서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 범죄 발생 빈도, 차량 이동량 등 각종 도시 생활 정보를 볼 수 있게 된다. 도시 전체를 내 손 안에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민 참여가 쉬워진다. 알아야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 시티를 위치정보 기반의 ‘보여주는 도시’로 시작하자.

보여주는 도시에서 정보를 획득한 시민들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에 임하게 된다. 현실과 가상이 연동된 스마트 참여는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리빙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리빙랩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는 정보 부족과 참여 비용 때문이다. 시청과 시의회의 각종 정보가 개방되면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할 것이다. 의견 개진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의사결정도 가능해진다. 현실과 가상이 융합해 홀론화 하면서 도시는 스스로 자기 조직화 된다.

미래 스마트 시티는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중심이 돼야 한다. 혁신의 원천은 연결을 통한 창조성에 있다. 기업과 기업이 연결되고, 기업과 시민이 연결되는 도시에선 혁신이 촉발된다. 모든 도시는 이제 현실과 가상의 두 세계에서 상호 연결돼야 한다. 도시의 디지털 트윈화다.

스마트 시티는 시민의 행복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체로서 도시와, 부분으로서 시민들은 홀론적 융합으로 생명을 얻어 간다. 이제 문제는 도시의 거버넌스다. 교통, 교육, 산업, 건강 등 다양한 스마트 시티의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분산하면 가두리 양식과 같은 벽이 생기나, 하나로 통합하면 의사결정이 무거워지고 경직화 된다. 자율성을 가진 개별 부문들이 상호 소통을 통해 느슨한 연방을 이루는 구조가 미래 스마트 시티의 거버넌스 구조가 될 것이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폰 안의 스마트 시티에서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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