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진(사진) IBK경제연구소장이 그 배경에 대해 내놓은 답변은 ‘리포지션(re-position)’, 즉 인력재배치다. 그는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일자리 줄이기가 아닌 리포지션이 필요하다”며 “하드웨어 인력이 소프트웨어 쪽으로, 비정규직 직원이 스킬업(skill up)을 통해 정규직으로, 적자점포의 인력이 흑자점포로 이동하는 등 직원 능력을 개발시키고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IBK기업은행은 신입직원 및 정규직 전환 직원 등을 대상으로 인력 재배치를 논의 중인 상태다.
고 소장은 10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근본적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이 지난해 올린 당기순이익은 2011년 14조 5000억원 이후 최대인 11조 2000억원이다. 그는 은행들이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예측했다.
고 소장은 “지난해 국내 은행들은 △대손 비용 감소 △총대출 증가 △이자수익 중심 자산 증가 등에 힘입어 수익을 냈다”며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국내 은행들은 변동금리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영향이 덜할 것이다. 줄 이은 대출 규제에도 중기 대출 비중을 늘려가며 대처할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상승기 잠재부실기업의 증가나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인한 대출수요 감소는 은행의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 추세에도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뒤따랐다. 고 소장은 “해외 은행들은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의 비율이 6대4 혹은 5대5에 이르지만 국내 은행에서는 8대2에도 못 미친다”며 “비이자수익 확대로 자산포트폴리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 소장이 강조한 은행의 변화 방향은 ‘전문화’다. 디지털 시대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은행과 플랫폼 기업이 경쟁하는 시기가 오면 리테일·기업 영업은 물론 해외까지 손을 뻗친 기존의 백화점식 영업으로는 경쟁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아마존, 구글 등 정보통신(ICT)기업의 금융영역 침범이 점차 가시화하면 은행들 스스로 특화 전략을 찾아 나설 것”이라며 “기업 전문은행, 글로벌이나 순수 리테일 전문은행 등 특화 전략을 찾을 것이고 여기에 밀린 은행들은 도태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IBK기업은행 역시 중소기업 전문 은행으로서의 강점으로 생존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고 소장은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을 반겼다. 그는 “정부 정책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관심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이 확대된 중소기업들이 성장해 전체 시장이 커지면 궁극적으로 기업은행에게도 긍정적인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넘어 ‘중소기업 우선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소장은 “중소기업은 국내 제조업 생산액의 40%를 차지하고 중소기업의 매출 90%는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나라의 전반적 재정·고용·소비·생산이 중소기업에서 발생하지만 막상 정책과 규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짜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소장은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단기적 금융지원이나 세제혜택에 그칠 것이 아니라 법이나 정책 기반에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이나 타격 등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근본적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