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도 전시는 열렸다

김용운 기자I 2015.07.30 06:16:00

''한국미술 전시공간의 역사'' 전
미술전시공간 관련 자료 250점 선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서 10월 24일까지

‘제1회 현대작가미술전’ 포스터. 전시는 1953년 5월 한국전쟁 중이던 부산에서 열렸다(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는 ‘백이의 현대미술전’이 열렸다. ‘백이의’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 중 하나였던 벨기에를 이르는 말이다. 또 이듬해에는 국립박물관이 임시로 차린 부산진열관에서 ‘제1회 현대미술작가전’을 열었다. 당시 출판했던 ‘백이의 현대미술전’ 도록과 ‘제1회 현대미술작가전’ 포스터를 보고 있으면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미술을 통해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 했던 예술가의 마음이 전해온다.

서울 종로구 홍지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2015년 기획전시로 ‘한국미술 전시공간의 역사’ 전을 오는 10월 24일까지 연다. 이번 자리는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박물관, 미술관, 화랑(갤러리) 등과 더불어 대안공간과 복합공간으로서의 문화공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정리해보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1929년 조선박람회장 배치도, 1938년 완공된 덕수궁 석조전 신관 입면도, 덕수궁 이왕가미술관과 조선고미술전시관 내부사진 등 광복 이전 자료부터, 문헌화랑이 1975년 개최한 ‘박수근 전’과 1980년대 우리나라 민중미술에 영향을 끼친 1982년 서울미술관의 ‘프랑스신구상화랑’ 전 포스터 등 한국전쟁 이후 최근까지의 자료를 망라했다.

전시와 연계해 단행본 ‘한국미술 전시공간의 역사’(336쪽)도 발간했다. 전시공간 관련 자료와 미술분야의 사건과 이슈, 전시공간 현황을 상세하게 담았다. 미술이론가와 평론가, 전시기획자들이 참여한 20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주요 전시공간에 대한 평가와 회고도 함께 수록했다.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국·공립기관에서 대여해 온 것부터 자체 소장한 것까지 실물자료 250여점을 한자리서 볼 수 있는 기회”라며 “한국의 전시공간에 대한 미술사적 의미와 역할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왕가미술관으로 쓰인 덕수궁 석조전 신관 도면도(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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