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우리 증시가 개천절로 하루를 쉬는 사이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1만5000선 마저 내줬다. 미국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마비되는 이른바 ‘셧다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근처에서 발생한 차량 추격전과 총격 사건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쉬는 기간 반가운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역시나’다. 오히려 악재만 더 커보이는 상황이 됐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 폭락이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을듯 싶다.
테슬라는 기존 화석연료 자동차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의 선두 주자로서 올들어서만 주가가 400% 넘게 폭등했다. 기대감 뿐만이 아니라 실제 판매도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터리 폭발 사고로 주가가 연 이틀 폭락했다. 유튜브 등에 배터리 화재 사고의 동영상이 올라 오면서 주력 모델인 모델S의 위험성이 투자자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2일(현지시간) 6% 하락했고 3일에는 10% 가까이 폭락했다. 이틀새 우리돈으로 3조원 이상이 날아갔다.
테슬라는 미국 안에서도 논란이 많은 주식이다. 테슬라의 전기차가 걸핏하면 고갈 주장이 나오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화석연료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창업자인 엘런 머스크(42)의 톡톡 튀는 행보도 테슬라의 인기를 높이는 한 요인이다.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창업해 이베이에 매각하면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우주선개발업체 스페이스X도 경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하이퍼루프로 불리는 시속 1280㎞ 초고속 진공열차 개념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재계에서는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를 이을 인물로 부상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그의 계획들이 무모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내놓는다. 테슬라 주가 역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테슬라와 엘런 머스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기본적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인류의 오랜 습관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개천절을 쉬고 온 오늘(4일) 증시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희망의 끈까지 놓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