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닮은 `갤럭시 노트` 中서 미리 써보니

윤도진 기자I 2011.11.11 09:30:00

S펜 이용 문서·그림·동영상에 직접 `첨삭`
갤럭시S2에 `친필`로 아날로그 감성 더한듯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휴대전화의 작은 화면에 펜으로 글씨를 쓴다고 생각하면 일단 불편하겠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예전 펜 인식이 가능한 PDA 등에서 경험했던 어색한 촉감과 글자를 쓸 공간이 좁았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자기기에서의 펜 인식 기능은 강점이라기보다는 `있어도 쓰지 않는 장식`처럼 인식된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005930)가 유럽과 중국에서 먼저 내놓은 `갤럭시 노트`는 그런 펜 인식기능을 핵심기능으로 다시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이 상품을 10일 중국 상하이(上海)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 월드 투어` 행사에서 미리 만나봤다.

▲ 행사장 한편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를 통한 초상화 그리기 시연.
우선 갤럭시S의 1.2~1.3배 가량 되어보이는 크기가 눈에 띄었다. 기자가 늘 가지고 다니는 수첩과 비슷한 크기다. 갤럭시 노트는 5.3인치 화면을 통해 영상이나 문서를 보고 직접 필기를 가능하게 했다. 태블릿 PC는 크기나 무게가 부담스럽고, 스마트폰은 너무 작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는 적당한 사이즈일 듯했다.

옆에 있던 중국삼성 직원은 "둘 다 가지고 다녔는데 갤럭시 노트 하나로 합칠 수 있겠다"고 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다른 기능은 갤럭시S2와 비슷하지만 크기를 조금 키우고 필기구를 이용한 기능을 추가한 게 갤럭시 노트였다.

삼성이 이 제품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S펜`이라는 필기구다. 애플이 아날로그적 감성과 편리성을 위해 아이폰4S에 음성이라는 소통 방식을 택했다면, 삼성은 `손글씨`라는 오랜 의사전달의 수단을 갤럭시 노트에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S펜은 예전 필기 인식기능의 전자제품에서 보던 펜모양의 기구와는 조금 달랐다. 종전 기구들이 단순한 플라스틱 막대기였다면 S펜은 섬세한 압력센서를 필기구 자체에 장착했고 기능 다양화를 위한 버튼도 달려있는 전자기기였다.

특별히 공을 들였다는 S펜의 압력센서는 애플리케이션을 가동할 때 붓글씨도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을 정도였다. 메모장 등에서 펜, 붓, 연필, 형광펜 등 여러가지 모드로 `친필`의 느낌을 살릴 수 있었다.
 
▲ 갤럭시 노트에 붓글씨 애플리케이션을이용해 써본 이데일리의 중문명 `이더차이징(易得財經)`.

펜 자체가 가늘어 다소 손에 쥐는 감이 떨어진다고 하니 "볼펜 정도의 그립감을 주는 펜홀더 액세서리를 끼워 사용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S펜을 이용해 가능한 작업도 여러가지였다. 보이는 화면을 그대로 캡쳐한 뒤 그 위에 메모나, 메시지, 그림 등을 친필로 추가해 인맥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보낼 수 있고, 밋밋한 사진에 그림을 추가해 재미있게 꾸미는 기능도 있었다.

또 일반 문서나 동영상, 녹음파일 등에도 직접 쓴 메모를 추가해 보낼 수 있었다. 현재는 S펜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이 50여개 정도 개발되어 있지만 다양한 앱들이 추가로 개발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었다.

붓에 익숙한 중국인들도 갤럭시 노트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행사에 참여했던 한 현지 매체 기자는 "스마트폰에 글자를 눌러 입력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40대 이후 비즈니스맨들이 사용하기 편할 것 같다"고 느낌을 전했다. 이 제품의 중국 판매가격은 5999위안(106만여원)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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