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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봉쇄 완화 검토…베선트 "합의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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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05 02: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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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기뢰제거 유럽참여 비공개서 검토
"인바운드 통제·아웃바운드 감독" 요구
트럼프 "마지막 기회"…이란·오만 협상 촉각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둘러싼 합의가 이르면 4일(현지시간) 타결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이란이 그동안 공개적으로 거부해온 유럽 국가들의 해협 기뢰 제거 참여를 비공개 협의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협 개방 협상에 진전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3일(현지시간)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베선트 “합의 임박”…이란도 유화 신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수주간 비공개 회동에서 유럽 국가들의 기뢰 제거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 사안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는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기뢰 제거가 성사되면 5개월 넘게 이어진 무력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안전하다는 제3자 차원의 보증을 해운·보험업계에 제공하는 동시에 종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카타르와 베선트 장관은 4일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된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해협은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요충지로, 관리권을 둘러싼 갈등이 수개월째 교착 상태에 놓이면서 추가 협상의 사실상 출발점이 돼 왔다.

다만 유럽의 기뢰 제거 임무가 실제 성사되려면 이란이 참여 함정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고, 휴전이 지속가능해야 하며, 해협 공격을 주도해온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란 지도부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 IRGC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가 아닌 이란이 직접 기뢰 제거를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바운드 통제·아웃바운드 감독”…조건부 개방안

해협의 종전 이후 관리 체계도 여전한 쟁점이다. 이란은 해협에 대한 통제권과 통행료 징수권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과 오만 간 협상에서 논의되는 잠정안의 구체적 내용을 보도했다. 협상에 관여한 이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유입(인바운드) 선박에 대한 통제권과, 유출(아웃바운드) 선박에 대해서는 필요시 개입할 수 있는 감독권을 요구하고 있다. 아웃바운드 항로는 이란과 오만 사이를 지나며, 오만이 이란에 통보한 뒤 출항 허가를 내주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해당 소식통은 이것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체적인 구상”이라며, 테헤란이 애초 양방향 통행 전체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요구했던 데서는 유연해졌지만 앞으로 입장을 더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란은 지난달 오만이 제시한 ‘양국 간 통행로 균등 분할안’을 거부한 바 있다. 장기적인 역내 안정이 담보되지 않는 한 자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들의 이동 상황. (사진=AFP)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들의 이동 상황. (사진=AFP)
트럼프 “마지막 기회”…유럽·미국 조율 이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에 합의를 위한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다며, 합의가 불발되면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종 합의 여부는 해협 남쪽 연안을 관할하는 오만과 이란 간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재국 카타르는 4일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를 위한 잠정 합의안이 작성돼 양측에 회람됐다고 밝혔다. 이란·오만 협상은 해협을 관통하는 새로운 중앙 항로 신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해당 구간에 기뢰가 매설된 것으로 추정돼 항로 확정을 위해서는 후속 제거 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에너지 공급 재개를 위해 해협이 안전하다는 점을 동맹국들이 확인해주도록 압박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영국·프랑스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를 주최하도록 요청해왔으나, 이는 새로운 휴전이 성립되고 그 지속가능성이 입증된 이후에나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유럽 측은 미국의 공세적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해당 요청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유럽의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미국의 기뢰 제거 지지 기류 자체가 태도 변화로 해석된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란은 앞서 유럽 주도의 기뢰 제거 구상에 선을 그어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지난 6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해협 기뢰 제거에 나서겠다고 언급하자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기뢰 제거는 오직 이란만이 수행하며 다른 어떤 나라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못박은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해와 인도양을 잇는 폭 34㎞(21마일)의 좁은 수로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가 이어져 왔다. 워싱턴은 지난 6월 이란과 맺은 양해각서(MOU)가 해협 재개방을 조건으로 명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테헤란은 해당 문서가 자국의 통행 관할권을 그대로 보존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란의 입장 변화가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이란·오만 협상의 세부 결과와 IRGC의 최종 동의 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 개방’과 이란이 고수하는 ‘조건부 통제권’ 사이의 간극이 좁혀질지가 이번 주 협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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