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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박스피 주된 이유는 산업경쟁력 불확실성…밸류업 효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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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5.02.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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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인터뷰
박스피 원인은 산업경쟁력...日장기침체 우려
밸류업 효과 확실..자사주매입 등 크게 늘어
공매도, 주문 시점서 차입 전산 확인 가능해져
대체거래소 출범...거래소 사업 다각화 기회
가상자산ETF 한발 늦어...선물ETF라도 내놔야

[대담=이승현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부장, 정리=김경은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근본적인 이유는 산업 경쟁력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인터뷰를 갖고 “대한민국 상장기업들의 가격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향후 성장 잠재력과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만큼 한국 증시의 근본적 문제를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으로 풀어냈다. 정부와 거래소의 밸류업 정책 효과에 대한 인터뷰 질문에서다. 대체거래소(ATS) 출범 이후 거래소 사업 개혁 청사진 제시와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 신뢰회복, 좀비기업 퇴출 등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정 이사장의 임무가 막중했다.

밸류업 효과 확실…밸류업은 펀더멘털 아닌 수급문제 해소

그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역설했다. 정 이사장은 “1945년부터 25년 단위로 끊어 보면 극명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1970~80년대 미국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일본 경제가 부상했고,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동안 한국이 일본의 산업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앞으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제조업은 대부분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넘어갈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소니처럼 되지 않을까, 포스코도 니뽄스틸처럼 존재감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비교해보면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미국은 과감하게 산업 구조조정을 해서 범용 제조업은 다 털어내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인텔, 아마존, 메타,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나왔지만 일본은 그런 신산업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우리도 미국처럼 할 것인지 일본처럼 할 것인지가 이 시점의 선택의 문제”라며 “이대로 가면 10년 정도 지나고 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할 정도가 돼야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작년 2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한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정 이사장은 “기업이 미래 성장 가능성으로 박스권에서 헤매는 걸 그냥 밸류업으로 평가를 하면 그건 밸류업의 원래 취지를 이해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대표적으로 대외적인 경쟁에 놓여있지 않고 내수인 은행 중심 금융산업은 작년에 밸류업 노력으로 전체적으로 꽤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자사주 매입이라던지 현금 배당의 문제 등 작년에 정말 획기적으로 개선이 됐다”며 “대한민국 증권 시장에 기념비적 시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단순히 박스권에서 맴도는 부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디스카운트 해소란 측면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내재적 가치 자체를 올리는 것은 기업이 해야 하고, 디스카운트된 부분은 결국 수급의 문제”라며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잘 제공하고 소액투자자들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거래소 출범에 “거래소, 새로운 수익원 만들 것”

오는 3월 4일 대체거래소(ATS) 도입 이후 한국거래소 청사진에 대해 “경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을 우선 내놨다. 이어 “우리도 더 효율적으로 경영되고 운영돼야 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 거래소들은 위탁매매 중개 외에서 40~50%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 한국거래소는 90%가 의탁매매 중개에 의존한다”며 “우리도 지수사업, 데이터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강화하고 IT 사업도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ETF와 관련해서는 “외국에서는 이미 선물·현물 ETF까지 도입됐는데 우리는 선물조차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 있다면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 다소 늦었다”고 주장했다. 과도하게 앞장서 갈 필요는 없지만, 이미 선진국에서 하고 있다면 벤치마크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좀비기업 퇴출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 이사장은 “좀비기업은 무조건 빨리 털어내야 한다”며 “그래야 상장주식 평균가격이 올라가고 불공정거래의 온상이 되는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회사 수가 너무 많다”며 “벤처 지원 기능을 고려하더라도 상장 후 사업 모델에 실패하면 빨리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GDP차이에가 14~15배인데 반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회사수는 2배 불과하다. 중복상장 문제까지 더해져 주당 가격 측면에서 보면 더 낮아진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거래소 구조개편과 관련해선 “코스닥 시장 개편이 핵심”이라고 꼽았다. 그는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현재 시작하고 있다”며 “어느 방향으로 최종 결론이 날지는 모르지만 코스닥이 핵심이고, 해외 주요 시장들의 사례를 벤치마크해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 개편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내 관련 용역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이사장은 “공매도와 관련해 3월 말까지 체크 시스템을 만들어 가동할 계획”이라며 “주문을 내는 시점에 공매도 여부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산적으로 어려웠고 시도 안했지만 우린 하겠다는 것”이라며 “과도한 시장변동성 방지를 위해 주문을 내는 시점에 차입 여부를 판단하는 중앙에서 체크하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전 세계적으로 시스템을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증시 전망과 관련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장률이 1% 초반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이사장은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불 시대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것이 시장에 도입되면 가장 빠르게 사업화하고 수익 모델화해온 것이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이사장 주요 이력

△1961년 경북 청송 △서울 대일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박사 △1984년 행정고시(28회)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 △2021년 금융감독원장 △2024년 한국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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