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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의 전환기, 한국 반도체는 어떻게 대응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까. 메모리분야에서 30년간 누려온 아성을 계속 지키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까. 반도체 첨단공정의 기술력이 거의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향후 이를 돌파할 전략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는 없을까. 정부의 반도체 지원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삼성전자시절 세계 최초로 16메가·64메가·256메가 디램(DRAM)을 차례로 개발한 주역으로 오늘날 삼성 반도체 신화의 밑거름을 이룬 ‘미스터 반도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으로부터 그 해법을 들었다.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스카이레이크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서울 강남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 반도체 시장은 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위기가 아닌 지정학적 갈등, 그에 따른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구조적 위기”라며 “칩4 출범에 따른 파장은 내년초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탈 리밋(기술력의 근본적 한계)은 앞으로 10년”이라며 “메모리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되 대기업들은 패키징 등 후(後)공정분야에 적극 진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인력양성과 관련해선 “단순히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는 식의 단편적 접근에서 벗어나 기초과학 분야를 튼튼히 다지고 이공계 기술인력 전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특히 고급인력은 정부가 첨단 국가프로젝트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직접 판을 짜주면 전문기술 습득을 통해 자연스럽게 육성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구조적 위기
▶반도체 산업 위기론이 팽배합니다. 예년에 비해 불황과 호황 사이클이 짧아졌다는 분석도 있구요.
“반도체시장은 20∼ 30년 전만해도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4년주기로 있었어요. 올림픽 열리는 해는 호황, 월드컵때는 불황 이런 식이었죠. 호황때 공장을 여러 회사에서 동시에 짓게 되면 공급과잉으로 값이 크게 떨어져요. 생산능력에 비해 5%과잉이면 20%정도 하락하죠. 반대로 공급이 5%부족일때 값은 20%올라갑니다. 공장 짓는 사이클에 따라 공급 과잉과 부족이 반복된거지요. 이를 ‘실리콘 사이클’이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런 흐름이 없어졌어요. 메모리는 삼성, 파운드리는 TSMC 등 분야별로 독과점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니 다른 기업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리 없지요. 그래서 이후 반도체 사이클은 뚜렷하지 않게 됐어요.”
▶반도체 경기는 매크로 경제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군요.
“분명히 구별해야 해요.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아 반도체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인지 지정학적 문제 등 구조적 문제 때문인지. 매크로 상황에 영향을 받아 불황이 오는 건 크게 걱정할 게 없어요. 수급조절하고 경쟁력 올리면서 대응하면 되요. 그러다가 경기 사이클이 좋아지면 해소되지요. 진짜 위기는 내가 잘 만든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때 오는거에요. 전략적 위기지요. 미중 갈등 속에 2015년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 반도체 패권과 맞물려 우리나라는 지금 그 사이에 끼어 있어요. 진짜 위기, 전략적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겁니다.”
▶실제 칩4는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공급망재편이 본격화되고 있지요.
“미국이 블록을 형성해 중국 배제전략을 펼치겠다는 건데 반도체는 분명 미국이 우위에 있으니 이 전략은 상당히 먹힐 겁니다. 파장은 내년초부터 눈에 띄게 나타날 거에요. 지금은 중국이 반도체 재료 등을 일정부문 확보하고 있어 문제 없겠지만 내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이 연임된 이후엔 IT업계, 전자회사 등에서 실상이 드러날거에요. 지금 반도체 공급망 문제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처럼 중국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자제품 품귀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요. 세계 전자제품의 3분의 2가량을 중국에서 만들잖아요.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서방에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더니 러시아 천연가스가 끊기면서 유럽에 비상이 걸린 것과 마찬가지지요.”
▶우리로선 전략적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는군요. 단순히 미국 편에 선다고 끝날 게 아니라 중국에 대한 대처가 고민입니다. 홍콩 포함 중국에 대한 반도체수출이 60%이상되고 공급망도 촘촘히 엮여 있는데 중국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잖아요.
“제조측면에선 당연히 칩4에 들어가야해요. 장비나 원자재에 대한 미국 의존도가 높잖아요. 문제는 파는 건데…눈치를 잘 봐서 팔아야죠. 중국시장이 고립된다고 해서 예전 코콤 규제 때처럼 메모리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진 못할 겁니다. 당시에도 기업들은 홍콩 등 우회로를 찾아 팔건 다 팔았어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는 러시아 미사일을 보니 서양의 반도체가 모두 들어있었다는 것 아니에요. 이런 문제는 굳이 공식화할 필요 없어요. 미국이 수출을 제한해도 기업으로선 비용이 더 들더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있으니. 정부의 통제 밖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중국에 메모리 공장도 있어서 그쪽 생산분은 중국 시장에 판매할 수 있잖아요?”
코콤(COCOM·대공산권전략물자 수출통제위원회)은 냉전시절 서방권이 공산권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기구였다. 소련 붕괴후에도 90년대말까지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첨단제품은 중국에 팔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자국에서 보조금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에 설비투자를 할 수 없도록 가드레일 조항을 두고 있잖아요. 설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텐데 계속 투자할 수도 없고.
“둘중에 하나 택하면 되요. 반도체의 경우 미국 보조금을 받으면 좋겠지만 꼭 받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중국에 설비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과 보조금을 받는 것의 유불리를 따져 봐야지요. 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투자유치를 위해 어떻게든 보조금을 주려고 할거에요. 시간이 지나면 절묘한 타협점을 찾게 될 거에요. 그동안 인내가 필요하고 전략적 모호성도 필요합니다”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계속 압박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겁니까
“정치적인 요인이 크죠. 미중 갈등이 패권 전쟁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잖아요. 지금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우는 건 중국과 분명히 선을 긋고 다른 동맹국들에게 같이 협력하자고 하는건데 칩4는 중국고립을 위한 일종의 상징적인 조치에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고 있겠고.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체면이 있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내달 시진핑의 3연임이 확정되면 달라질거에요. 바이든도 시진핑도 약간씩 유화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요.”
▶이 같은 구조적 위협 속에서 어떻게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까요.
“블록간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여러 갈등상황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되죠. 삼성은 1등기업이기 때문에 그 파고를 가장 크게 맞을수도 있어요. 1986년 미일반도체협정으로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이후) 일본 NEC가 세계 1등에서 그대로 주저앉았잖아요. 삼성으로선 기술적 초격차를 유지해야만 안전합니다. 중국이 코너에 몰려 몇년간 주춤할때 오히려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포함한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파해야 합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위탁생산)분야에서 1등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어요. 대만 TSMC에 비해 시장점유율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데. 여기에 인텔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벌어질 것 같군요.
“인텔이 파운드리를 하면 TSMC만큼 잘할 겁니다. 빠르게 따라잡을 거에요. 기반이 워낙 탄탄한데다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겠지요. TSMC가 1등이니 시장을 가장 많이 빼앗길거고 삼성은 특유의 제조능력으로 지금 할 수 있는 몫은 할겁니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가 매출 1000억 달러 정도 하겠다고 하던데 이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3분의 1까지 끌어올리겠다는거에요. 첨단 공정과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건데 인텔이면 해낼 수 있습니다. 필요 인재와 자금력도 확보할 수 있으니 자신감도 있어요. 반면 삼성이 TSMC를 물리치고 1등으로 도약하기엔 역부족이지 않을까요? 휴대폰, 컴퓨터, 가전산업 등 유사 분야의 고객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모두 합쳐 반도체 종합 1위 기업은 될 수 있겠지요.”
인텔은 지난해 2월 전설의 CEO 앤디 그로브(1979∼2005년) 시절 CTO를 역임했던 팻 겔싱어를 다시 영입해 재도약에 나섰다. 진 회장은 지난 5월 팻 겔싱어의 방한때 그의 요청으로 만났다. 1990년대 삼성 메모리사업부장과 인텔 CTO였던 두 사람은 이후에도 계속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산업은 정말 격변기에 돌입하는군요.
“(겔싱어에게) 지금 3㎚(나노미터)기술을 상용화한다고 하는데 반도체 기술이 언제까지 연장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어요. 10년은 더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반도체는 펀더멘탈 리밋에 접근한지 꽤 오래됐습니다. 반도체는 극도로 미세한 ㎚ 크기 선폭의 해상도로 생산을 합니다. 실리콘 원자 간격이 0.35nm인데 3nm선폭은 실리콘 원자를 10개 모아둔 공간이지요. 전자는 이 실리콘의 다이아몬드 격자구조의 벽과 충돌하면서 일정 속도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 선폭이 너무 작으면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어 연산 기능이 안 돼요. 또한 이 크기의 정밀도를 요하는 노광, 에칭, 증착 등 제조공정을 위한 장비와 소재들의 값이 천문학적으로 뛰어올라 투자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지요. 그러면 더 이상 혁신이 어려워지고 가격경쟁만 치열하게 일어날테니 반도체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현상이 앞으로 10년 후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겔싱어가 얘기했고 상당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으로선 재앙이자 도전입니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합니까.
“그래서 패키징과 같은 후(後)공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전(前)공정만큼 혁신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력소모를 줄이고 반도체 칩의 속도와 성능을 올리기 위한 첨단기술은 전공정 만큼 후공정에도 필요합니다. 전공정 제조기술을 패키징에 적용하는 날이 다가옵니다. 반도체 칩을 3차원으로 여러개 쌓아 올리고 칩 사이에 전기공급을 연결하고 칩 간 네트워킹이 원활해지면 칩 패키지 하나로 컴퓨터나 자율주행 자동차를 움직이는 세상이 오게 될거에요. 시스템반도체는 설계와 파운드리 뿐 아니라 패키징 기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파운드리+패키징’ 복합전략을 구사해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요. 현재 패키징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 정도로 팹리스나 파운드리와 거의 비슷해요. 대만과 중국이 80%가까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톱10에 들어가는 패키징 전문회사 하나 없습니다. 후공정에 과감히 투자해야 10년 후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하지만 지금 (국회에 상정된) 반도체특별법에도 패키징 육성 방안은 없습니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문제점이군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후공정 분야에 관심이 없다는 점은 환기해야 할 부분이군요.
“삼성이 파운드리 분야에 투자를 더한다고 하니 후공정쪽에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따로 나와야 해요. 일반 중소기업들은 어려워요. 10년은 내다보고 최소 1조원은 투자해야 하니. 아예 이 분야의 1조원 짜리 회사를 M&A해도 되요. 돈을 많이 주고라도 미래를 봐야죠. 윤석열정부 인수위원회에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달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분야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내에서도 인공지능 반도체가 유망하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설계능력에 한계가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 비메모리분야 설계 인력 다 합쳐도 엔비디아나 퀄컴보다 적어요. 삼성전자 비메모리 설계 인력이 만 명이 채 안된다고 하는데 엔비디아 한 회사만 6만명이에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력 다 합쳐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규모는 6332억 달러. 이중 메모리분야(1665억 달러)가 26%,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4333억달러(68.4%) 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WSTS). 미국은 시스템 반도체를 기반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51%, 메모리분야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은 25%, 파운드리 분야 선두 대만은 15%를 차지하고 있다.(IC Insights)기업별로는 2021년 기준 삼성전자가 매출 831억 달러로 인텔(756억 달러), TSMC(566억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반도체 산업은 인력의 산학 연계가 미흡하고 미스매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인력양성을 위해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린다고 하는데.
“반도체 과를 만들면 반도체 인력이 만들어집니까? 반도체 기술은 상당히 복합적이에요. 수학, 물리, 금속, 전자·전기, 화학, 재료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있는 분야입니다. 반도체라는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만약 반도체 인력이라고 특정한다면 전자 전산학과를 전공한 설계인력을 말하는 걸 겁니다. 그러나 반도체는 자율주행차나 5G통신 같은 시스템의 특정 기능을 실행하는 부품입니다. 시스템 전체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설계 전반을 이끌 수 있는 상위 개념의 리더가 있어야 해요. 그 역할을 누가 할까요? 반도체 과를 만들어 인력을 육성해도 절반은 인공지능 등 다른 소프트웨어 분야에 빼앗길거에요. 요즘은 반도체분야 보다 소프트웨어 전문인력들의 대우가 훨씬 좋아요. 모두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온 발상입니다.”
▶반도체 학과를 많이 만들어 인력을 양성한다는 건 단편적인 시각이라는거군요. 종합적인 시각으로 기초과학을 융성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정원 조정을 통해 이공계 인력 전체를 늘려야 해요. 학과 정원 틀어 막아놓고 필요 인력을 어떻게 양성합니까. 이해관계가 있는 교수들을 설득해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해요. 반도체 학과에서 1년에 1000명이나 배출할 수 있나요. 삼성반도체 종사가가 10만명 됩니다. 삼성전자 한 회사에 필요한 반도체 인력 공급도 어려워요. 특히 고급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요. 해외에서 데려오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실리콘밸리 임금수준이 우리나라의 3∼5배 정도되요. 벤처로 대박을 꿈꾸는 인재들을 한국으로 유치하는 게 녹록지 않아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연간 650명 수준으로 필요인력(1500명 정도)의 43%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급인력은 어떻게 확보해야 합니까.
“특출한 고급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선 해당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정부가 주도해 첨단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여러 학교나 연구소, 기업의 인력을 참여시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몇천억원 내놓고 자율주행 자동차용 반도체 칩 개발을 특별과제로 선정해 공동연구를 유도한 후 지적자산을 공유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속에서 전문기술이 습득되고 자연스럽게 고급인력이 육성되는거지요. 이스라엘의 경우 군대에서 보안 소프트웨어(SW)를 이런 식으로 개발해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왜 안하는 겁니까. 나중에 프로젝트가 잘못되면 책임문제에 걸려서 그럴까요.
“상상력 부족이에요. 자신도 없을테고. 장관이 1년이면 떠날텐데 그런 중장기 프로젝트는 엄두도 안 나겠지요. 그러니 대통령 과제로 직접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대통령이 임기중 자율주행 자동차 레벨 4(완전자동화단계)를 만들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추진력이 생기겠지요. 반도체 뿐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거에요. 80년대 중반 정부에서 1메가·4메가 디램 개발을 위해 당시로선 큰 돈인 40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태동시킬 마중물 역할을 하는거에요. 정부가 나서서 판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붐업하는 길입니다.”
진 회장은…
△1952년 경남 의령 출생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메사추세츠 주립대 전자공학과 석사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IBM왓슨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사장·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스카이레이크 에퀴티 파트너스 회장 △KAIST 석좌교수 △헌법재판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