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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개는 매출이 감소했는데 62개는 판매액이 10% 넘게 줄어 타격이 컸다. 명품 1등 천하의 LVMH사조차도 이 기간에 판매액이 11% 빠졌는데 카테고리 가운데 향수와 코스메틱 매출이 23% 급감한 것이 눈에 띈다. 외출과 관련이 깊은 상품군이다.
판매액 상위 7위에 오른 에슬로룩스티카(EssilorLuxottica)도 매출이 20% 감소한 것은 같은 흐름이다.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가 패션 아이콘 라이방과 기능성 아이웨어 오클리 등인데 이들 수요가 코로나19를 거스르면서까지 일어나기는 한계가 있었다.
물론 고전 속에서도 판매액이 10% 이상 증가한 명품도 있으나 3개에 불과했다. 캐나다 구스(Canada Goose)사와 록시땅(L’Occitane), 파페치(Farfetch)가 주인공이다. 이들 브랜드는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 것이 주효해 판매액 감소 여파를 피해 갔다.
그러나 일부는 회계연도 기준을 3월로 잡고 있는 게 변수다. 4분기(우리로 치면 1분기·1~3월)만 실적이 반영된 탓에 온전하게 10% 이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하기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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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미는 2020년 판매액이 전년보다 58% 급감하는, 그야말로 날개없는 추락을 경험했다. 투미의 주력이 여행용과 사무용, 라이프스타일용 ‘가방’에 집중된 탓이 컸다. 여행을 가지 않으니 케리어를 살 리가 없고, 회사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 근무하느라 직장인 필수품 ‘백팩’이 소용없어진 것이다.
예복 명가(名家)로 일컫는 휴고보스도 같은 기간 판매액이 32.5% 쪼그라들었다. 예와 격을 갖춰야 하는 사교 모임과 행사가 축소하거나 감소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여파로 글로벌에 있는 휴고보스 매장 1000여곳 가운데 200여곳이 문을 닫아야 했다.
이런 현상은 PVH사의 약진과 함께 볼만하다. 이 회사는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액이 늘어난 회사다. 2020년 판매액이 3.8% 증가해 순위가 예년보다 한 계단 오른 상위 8위에 올랐다. 캐주얼 브랜드 캘빈 클라인과 토미 힐피거를 주력으로 가져서 판매가 뒷받침한 결과로 해석된다.
딜로이티 보고서는 “팬데믹으로 촉발된 복장의 캐주얼화가 글로벌 의류 시장에서 트렌드로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